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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남이 농협안성교육원 교수]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4월 20일. 우리나라 24절기의 여섯 번째 절기인 곡우(穀雨)다. 이는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에 있으며 음력 3월 중순께로, 곡우의 의미는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 선조들은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해서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된다고 했다. 그래서 ‘곡우에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가 마른다’ 같은 농사와 관련한 다양한 속담이 전한다.
현재 우리나라 농촌 실정을 보면, 도시근로자 가구의 80%에 불과한 낮은 소득, 영농이 어려운 호당 평균 2.8인의 적은 가족원, 전국 평균의 3배에 달하는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 비율 등은 오늘날 우리 농촌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이처럼 우리 농촌사회가 어려워진 것은 농가경영의 어려움과 농촌사회의 활력 저하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한숨만 내쉬고 포기할 수는 없다. 어떻게 하든 농촌사회를 되살려야 우리의 미래가 보장된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처럼 농업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었던 과거에는 먹고살기 위해 농사를 지었다. 이제 우리는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농업을 1차산업의 전형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정보화시대에 맞는 농업정책과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지구촌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지구 반대편의 소식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오늘날은 가치 있는 정보를 누가 빨리 찾아내고 그것을 나의 현실과 맞춤식으로 적용해 상대방보다 한 발 앞서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다. 한마디로 국제 경쟁력이 우선이다. 새로운 첨단기술의 도입 없이 노동집약적인 재래식 농업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이다. 농업의 다기능성을 생명환경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한 가지 방법론이 될 수 있다. 농업의 다양성을 분야별로 특화시키자는 것이다.
또 한 가지 해결책은 역시 사람이다. 인재 양성은 국가적인 문제다. 농업은 생명과 자연을 사랑하는 확고한 철학이 있고, 정직하고 탐구심이 강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려는 창의적이고 인내심 있는 사람만이 영위할 수 있다.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않는다면 농업의 미래는 없다. 국가에서 해야 할 일은 바로 이런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과감하고 장기적인 투자가 꼭 필요한 이유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약 25.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그룹에 속한다. 쌀을 제외한 옥수수, 콩, 밀 등은 자급률이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이제 우리도 농업에 필요한 세대를 어떻게 양성 유지하고,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어떤 식품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준비해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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