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저축은행 청문회에서 “책임을 지라고 한다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이 금융감독원장 시절저축은행 규제완화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비판에 “당시 감독당국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관계부처가 1년간 협의해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규제완화가) PF 대출이 늘어난 계기가 됐을 수는 있지만, 당시로는 합리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88클럽’ 규제 완화 결정의 주된 책임이 증인에게 있다고 보나”라고 묻자 윤 장관은 “저에게 책임이 절대로 있다”면서도 “당시 전반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시장 안팎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이 “88클럽 우대조치는 저축은행 문제의 핵심 시발점”이라고 지적하자 “당시 저축은행을 어떻게 정상화할지를 놓고 우량 저축은행과 비우량저축은행을 구분해 구조조정하는 ‘투트랙’ 접근법을 쓰면서 자기자본확충노력을 지속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PF 대출의 어려움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정책을 쓸 때 기대되는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게 아니라 상황이 바뀌면 다른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런 부분들이 맞물리면서 이런 사태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상화 기자 @sanghwa9989> sh998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