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에서 우리 상선 한 척이 해적에 의해 또 납치됐다. 정부는 이 배가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납치된 것인지에 대해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21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우리시간으로 오늘 새벽 5시15분경, 스페인을 출발해 싱가폴로 향하던 한진해운 소속 한진 텐진호와 연락이 두절됐다. 7만5000톤 급 컨테이너 선으로 최고 시속 50㎞로 항해가 가능한 최신식 선박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이 배가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납치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상황 파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진 텐진호와 연락이 두절된 상황으로, 해적에 의해 피납된건지, 다른 문제가 생긴 것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진해운측과 국토해양부 등이 상황실에서 사태 파악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진 텐진호가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납치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배와 우리 정부, 또 선사 상황실과 연락이 마지막으로 이뤄진 곳이 소말리아 동북부 460마일 지점으로, 평소 이 곳은 해적에 의한 납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사고 해역 인근에서 해적 퇴치 작전을 수행 중이던 우리 청해부대의 기동에 대해서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우선 사태의 정확한 파악이 급선무”라며 “피납으로 확인된다면 지난 1월 삼호 주얼리호 때와 마찬가지로 청해부대가 접근, 상황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배에는 우리 국민 14명과 인도네시아인 6명 등 모두 20명이 승선하고 있으며, 해적에 대응하기 위한 세이프티 존도 설치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새로 규정한 세이프티 존이 설치됐다는 해운사측의 보고가 있었다”며 “그러나 이 시설의 규모나 유사시 활용도 등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최정호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