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내부 불신 여전

분당 지켜도 시간벌기 분석

민주·참여 대권주자 명암

승패 지역 따라 경쟁 가속


승패에 따른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한다. 4ㆍ27 재보선 이후 정치지형에 대해서다.

패배하는 쪽 지도부는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게 분명하다. 대선 잠룡들의 희비도 엇갈리면서 대권구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상당수 의원들은 그동안 안상수 현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이 승리하면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일단 잠복할 가능성이 크다.

분당을 지역은 재보선 승패의 바로미터. 분당을은 전통적 한나라당 강세지역으로 여당이 패할 경우 1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더욱이 여권 핵심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분당을 출마를 막고 차기 주자를 내세우기 위해 한 달 넘게 여야 간, 여여 간 수싸움을 벌였다. 분당을 패배가 공천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할수록 지도부의 타격은 커진다.

분당을 사수하더라도 한나라당 지도부가 시간을 잠시 벌 뿐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명박 집권 전반기 지도부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도부와 거리를 두며 각자도생의 길을 걸을 것이란 전망이다. 재선의 한나라당 한 의원은 “지도부는 표 떨어지는 일만 하고 있다”며 안 대표 체제를 여전히 불신했다.

분당에서 이기고 강원도지사와 김해을 국회의원 보선에서 질 경우 소장파를 중심으로 당의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1대2 패배란 주장이다. 한나라당 한 소장파 의원은 “선거결과에 상관없이 새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며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왔다. 조기전대 주장의 배경이다.

야권은 선거 결과에 따라 당과 대권주자의 명암이 복잡하게 엇갈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민주당이 분당에서만 승리하면 손 대표의 주가는 상승하는 반면 당의 입지는 약화될 전망이다.

손 대표가 패하면 민주당 ‘빅3’인 정동영ㆍ정세균 최고위원의 손 대표 흔들기가 속도를 내면서 당권과 대권을 놓고 계파 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여당과 마찬가지로 조기전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릴 수도 있다.

정치 컨설팅업체 조원씨앤아이는 “민주당이 참패할 경우 손 대표가 대권주자로서 입지가 축소되면서 야권발 정계개편이 급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야권이 분당을과 국민참여당 후보로 야권단일화가 이뤄진 김해을에서 동반 승리할 경우 손 대표와 유시민 참여당 대표의 대권경쟁이 더욱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선 김해을에서 김태호 후보가 생환하면 박근혜ㆍ정몽준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간 대권경쟁이 한층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조동석ㆍ심형준 기자/ds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