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과 더불어 사회의 각 영역에 ‘스마트’ 라는 접두어가 화두가 되고 있다.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스마트 러닝(Smart learning)이라는 용어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 러닝이라는 용어를 단순히 스마트폰 또는 최신의 정보통신기기와 결합된 교육 또는 학습의 형태로만 바라보는 일각의 시각은 우려할 만하다.
인류사는 끊임없는 변화와 진화의 과정이었고, 이 글에서 언급하고 있는 스마트 사회 역시 이런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인류의 발전은 도구, 생산방식 등 가시적 변화로 표출되었지만,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생각이나 가치관의 변화가 반드시 포함돼 있었다. 스마트 혁명의 본질 역시 기존의 틀, 고정관념, 가치관에서 벗어나 기존의 방식에 대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의 아이폰이 ‘스마트’해진 것은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의 휴대폰 시장을 소프트웨어와 결합된 디지털 생태계로 전환시킨 스티브 잡스의 비범함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동시에 이를 스마트하게 사용하고자 하는 대중의 열망이 결합된 것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스마트 사회에서는 사람이 경쟁력의 원천이며, 세상을 바꾸기 위한 창조적 사고가 변화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도 이런 변화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틀에 박힌 정책이나 제도를 앞세워 교사나 학생을 억지로 움직이려 한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실패할 공산이 크다.
최근 많은 사람이 필자에게 디지털 교과서가 종이 교과서를 대체할 것인지, 그렇다면 종이 교과서가 사라질 것인지에 대해 묻고 있다. 이러한 질문은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디지털 교과서를 통한 스마트 러닝이란 것은 단순히 인프라의 제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사람, 즉 교사와 학생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하다’라는 것은 기존의 학습도구를 보완 또는 대체할 것인지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스마트 러닝은 기존 교육의 틀을 혁신하기 위한 집단지성의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스마트폰, 디지털 교과서 등 첨단화된 교육매체를 통해 보여주는 화면이나 정교한 기술은 전환된 사고의 부산물일 뿐이다.
스마트 러닝은 근본적으로 학습자를 지향하는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따라서 스마트 러닝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의 확대, 즉 생애주기형 평생학습체제를 지향하는 일련의 과정을 포함한다.
사실 ‘스마트’라는 접두어가 등장했다고 해서 기존의 교육체계나 방법이 급격하게 변하지는 않는다. 스마트 러닝은 기존의 것을 대체하기 위한 방법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비전을 추구하기 위한 가치지향적 개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마트 러닝을 통한 새로운 교육체제는 시스템의 변화뿐 아니라 개개인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을 포함해야 한다.
결국 변화된 시대에 적합하게 유연한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교사와 학습자들을 변화시키는 것이 스마트 러닝의 본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