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정책 변화는…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이 미국 외교정책에 가져올 변화에 외교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국방ㆍ외교력의 대부분을 차지해온 대테러 전쟁이 반환점을 돈 만큼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 미국이 영향력 확대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미국은 중동 테러 전쟁의 최일선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국방과 치안을 현지 정부에 이양하고, 군대 대부분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변화는 한반도 정책에도 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이라크, 아프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정책을 펴온 바 있다. 하지만 중동 전쟁의 마감으로 다시 한반도 및 동북아 영향력 유지에 보다 큰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의 대지진 그리고 중국의 군사적 팽창 움직임은 미국으로 하여금 주한미군 및 동북아 동맹 강화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만들고 있다.
반면 미국 내 정치 흐름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미국 중간 대선의 이슈 중 하나가 국방비 감축”이라며 “중동 테러 전쟁 마무리로 생긴 여력을 한반도로 돌릴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ㆍ미 양국은 이날 서울에서 제2차 핵안보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준비 접촉에 나섰다. 테러조직의 핵 무장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핵안보정상회의를 주도해왔던 미국이 빈 라덴 사살 이후 처음 갖는 회의로, 향후 미국의 대외 정책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계기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