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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당 탈색’ 민주당, 김진표 택했다
원내경선에서 중부권 탈환을 모토로 내세웠던 경제관료 출신의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13일 18대 국회의 마지막 1년을 이끌 제1야당의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수원 영통이 지역구이 김 원내대표가 호남 출신인 강봉균ㆍ유선호 의원을 누르고 당선됨에 따라 손학규 대표와 함께 민주당은 ‘투톱’이 모두 수도권 출신으로 채워지게 됐다.

당초 강봉균 후보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결선까지 간 투표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수도권 지도부’를 택한 배경에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전략전 선택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중부권 탈환과 영남으로의 ‘동진(東進)’ 실현을 통해 ‘호남당’의 이미지를 털어내고 전국정당의 모습과 틀을 갖춰야 대선 승리도 가능하다는 인식이 표심을 관통했다는 것이다.

경제관료 출신인 김 신임 원내대표의 이념노선은 중도개혁으로 분류된다. 야당간 정책연대를 포함해 야권재편과 맞물려 민주당이 진보로의 ’좌클릭’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 의원이 원내 지휘봉을 잡음에 따라 한층 더 전통적인 노선인 중도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내년 총선과 대선이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중도개혁 노선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같은 중도 노선인 강봉균 의원이 불과 1표차로 2위를 차지한 반면 재야 출신인 유 의원이 2위에 그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와함께 정세균 최고위원의 계파로 분류되는 김 원내대표가 당선됨에 따라 민주당도 탈(脫)계파의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정 최고위원의 당선을 위해 캠프 좌장으로 뛰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통큰 스타일 때문에 비주류와 관계도 무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지사 선거 때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와 단일화 경선에서 아깝게 패배한 뒤 깨끗하게 승복, 참여당을 비롯한 진보 소수 야당과의 통합 논의도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당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라는 뜨거운 감자를 놓고 어려운 첫 시험을 치르게 됐다. 야권통합과 맞물려 FTA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산층 다수에게는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이다.그가 과연 얼마나 균형감각을 갖고 숙제를 해결해 나갈지 주목된다.

박정민 기자 boh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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