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남해고속도로에서 문산 IC를 빠져나오자마자 부지조성공사가 한창인 대형 사업지가 나타났다. 경남 진주시 문산읍ㆍ금산면, 호탄동 일대 면적 411만 9000㎡, 총 1만 3000여세대 규모로 조성될 경남 진주 혁신도시 현장이다. 휴일임에도 수십대의 포크레인, 덤프트럭 등 중장비가 굉음을 울리며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이 곳 심장부 9만 8547㎡부지(잠정안)에 지난 13일 일괄 진주행(行)이 발표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가 들어선다. 이전 예정인 본사 인원만 1500여명 규모로 진주혁신도시로 옮겨 올 총 11개 공공기관 중 최대 규모다. 국토해양부는 설계 및 인허가, 시공 등을 거쳐 2014년 하반기께 LH이전 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인구 30만명 소도시, 손꼽히는 호재임은 ‘분명’= 이날 개발예정지구에서 서쪽으로 3㎞ 떨어진 진주시청 앞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국내 대표 공기업을 유치했다는 상징성 및 부가효과가 커 ‘정체’된 부동산 시장으로 거론되는 진주일대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상대동 H공인 관계자는 “LH 본사 직원을 필두로 이전 공공기관 유입인구가 한꺼번에 집을 구하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지 않겠느냐”며 “확정발표 수개월전부터 기대심리가 반영돼, 호가가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혁신도시와 인접한 상대동 한보타운의 경우 92㎡형이 1억 6000만~7000만원, 102㎡형이 1억 8000만~2억원대에서 매매시세가 형성돼 있다.
‘LH는 진주로’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유치 희망리본이 나부끼는 진주 시청 앞 전경. |
비교적 번화가에 속하는 가좌동 경상대학 앞 부동산마트 공인중개 관계자는 “교육 상의 이유로 가족과 동반 이주하지 않는 직원 일부가 넘어 올 수도 있어 임대시장 반사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일대 오피스텔 매매가는 실평수 20㎡ 안팎 기준으로 6000만~6500만원선이다. 월세로 살면 보증금 500만원에 월 40만원을 내야한다. 혁신도시 사업지 주변부 땅값은 농지 3.3㎡당 10~20만원이 시세나, 거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고인물’ 진주 부동산 시장, 훈풍 분다= 분양시장도 메머드급 신규공급이 재개되는 등 꿈틀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회사인 현대엠코는 내달 주거 선호도가 높은 평거 4지구 2블록에서 전용면적 66~203㎡, 총 1813세대로 구성된 ‘엠코타운 더 프라하’를 내놓는다. 현대엠코의 단일 공급 사상 최대 규모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규모가 2000세대에 그쳐 대기수요가 풍부하다”며 “대형 호재를 계기로 마산ㆍ진해ㆍ창원 등 경남 동부지역에서 일고 있는 부동산 활성화 바람이 서부권역으로 옮겨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도 올 하반기 초전동에서 1338가구 아파트 공급계획을 잡고 있다
‘LH는 진주로’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유치 희망리본이 나부끼는 진주 시청 앞 전경. |
혁신도시내 용지공급도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LH가 이달초 분양한 단독주택용지는 전체 224필지 중 30%가 팔렸다. 경남혁신도시사업단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만큼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수의계약에서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단 3필지만 분양된 점포겸용 단독주택 용지는 800대 1의 폭발적인 경쟁률을 기록, 진주혁신도시에 쏠린 수요층의 관심이 확인됐다는 평가다. LH는 여세를 몰아 내달께 상업용지, 주차장 용지 등을 연이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김민현 기자@kies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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