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대체신도시 ‘유력 후보지’로 꼽히는 경기도 과천에 사상 첫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선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금자리지구 지정이 대규모 과천개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청사 이전부지(67만 5000㎡) 및 다기능복합밸리로 조성될 과천 북부지역 일대 198만㎡에 더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대공원 주변지역까지 포함할 경우, 강남을 대체할 신도시 개발이 가능해서다. 또 과천은 고속화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지하철 4호선 등 사통팔달의 교통여건을 갖추고 있어 서울접근성도 뛰어나다.
지난 17일 찾은 갈현동, 문원동 일대는 이번 5차 지구 지정이 답보를 거듭하고 있는 과천 개발계획 시행에 활력을 불어넣는 ‘불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시세보다 싼 보금자리주택 대규모 공급으로 재건축 사업 및 아파트 매매값 상승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갈현동 현진공인 관계자는 “정부 발표가 나자마자 상가 자리, 땅값 시세 등을 알아보는 문의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며 “보금자리더라도 사업이 원활해지면, 시가 추진하는 지식정보타운 사업도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갈현동 일대 도로변 전답은 3.3㎡ 300만~500만원, 맹지는 100만원 안팎이 시세다. 상업시설 용도로 사용가능한 과천대로변 대지는 3.3㎡당 1000만~1500만원을 호가하지만, 매매거래가 전무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개발기대감 만큼 과천 본연의 정체성 상실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과천 보석 부동산 관계자는 “주민들은 친환경 도시라는 특성을 살려 쾌적성 확보를 원했는데, 정부주도 고밀도 개발하겠다니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또 정작 지역 개발사업은 등한시 돼 강남권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할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건립가구수를 종전(4912세대)의 배 가까이 늘리기 위해 면적을 127만 4000㎡에서 135만 3000㎡로 확대하면서 지식산업 및 업무시설 용지 일부를 포함시켰다. 이에 보다 시 자체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개발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과천 내 전체 아파트에 버금가는 1만세대 신규공급으로 재건축 사업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불만이 많았다. 남서울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청사 이전에 따른 공동화현상을 대비해 지식정보타운 및 상업지역으로 개발해주기로 해놓고 시세보다 싼 아파트를 대거 지으면 주객전도 아니냐”며“저렴한 보금자리가 들어오면 대기수요 발생 및 소비자 쏠림현상으로 재건축 사업이 주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과천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슈르아파트(총 2899세대)의 경우, 3.3㎡당 2200만~2400만원대로 전용 84㎡형이 7억 5000만~8억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kies00
ki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