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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 곳간에 쌀 넘쳐나는데…쌀값은 왜 끝도 없이 오르나
나라 곳간에 쌀은 남는데, 산지 쌀값은 오르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쌀가격 자체는 괜찮지만 정부의 시장개입이 별무효과라는 게 우려스럽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kg 한 가마에 15만4448원이었다. 열흘 만에 1200원가량 올랐다.

가파른 소비자물가 상승세에 쌀값마저 오를 경우 서민가계에 ‘심리적 부담’이 되고 다른 식품가격에도 영향을 준다는 게 부담이지만, 지난 몇 년간의 약세에서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정부는 쌀값 자체보다 쌀값 상승의 속도와 폭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햅쌀이 나오기 직전인 6~7월에 쌀값이 오르는 것을 감안하면 4~6월의 쌀값 상승은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쌀 시장에 개입을 하는데도 쌀값 상승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공매 등을 통해 비축미 20만t 이상을 풀었다. 3월 25일에 지난해 산 공공비축미 5만t, 3월 31일과 4월 15일에 역시 2010년산 9만t을 시장에 풀었다. 그래도 쌀값이 꺾이지 앉자 지난달 중순부터는 2009년산 쌀을 시중 쌀값의 절반 수준으로 정가 방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쌀 비축량이 151만t 정도임을 감안하면 그 7분의 1 정도를 한 달 새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그런데도 쌀값이 잡히지 않는 것은 소비자 수요와 공급되는 쌀의 미스매치 때문이다. 대부분의 가계에서는 2010년산 쌀을 원하는데, 지난해 작황부진으로 2010년산 쌀의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정부가 더 내놓을 신곡이 없다.

농정전문가들에 따르면, 쌀의 품질이나 도정 상태 등은 2009년산 쌀이 2010산보다 더욱 좋지만, 아무래도 보관기간 때문에 소비자들은 2010년산 쌀을 더 찾는다. 일부에서는 쌀값이 본격적으로 오르는 6~7월이 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가 단경기 쌀값 조절에 썼어야 할 2010년산 비축미를 3~4월에 지나치게 많이 사용해 정작 향후에 시장에 풀 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부가 공매할 수 있는 비축쌀은 2010년산이 5만~7만t, 2009년산은 70만여t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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