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의 치적 꽤 있다
MB도 한 둘만 집중해야
대통령 치적은 역사가 평가한다. 2000년 발간된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 끔찍한 대통령’은 초대 조지 워싱턴에서부터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까지 잘잘못을 700여명의 전문가가 적나라하게 분석한 책이다.
물론 1등은 정적을 껴안고 부단히 소통,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16대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미국의 분열을 막고 노예를 해방시킨 그가 게티즈버그 승전 축하 연설을 통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찬양한 대목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된다.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대공황의 끝자락 1933년 취임, 45년 2차대전이 끝날 때까지 미국 역사상 첫 3선 대통령. 뉴딜정책과 은행 휴업명령 등 과감한 금융정책으로 경제를 살리고 전쟁을 승리로 이끈 덕에 2위로 기록됐다. 3위는 조지 워싱턴 미국 건국의 아버지다.
그러나 조사 주체에 따라 내용이 다소 달라지기도 한다. 2007년 갤럽 조사 결과는 1위가 링컨, 2위 40대 로널드 레이건, 3위 35대 존 F 케네디 순이었다. 레이건은 감세조치와 극렬 노동운동을 제압, 경제를 일으켰고, 케네디는 우주를 향한 꿈, 젊은 미래의 대명사로 등장했다. 1999년 이후 갤럽의 일곱 차례 조사에서 링컨이 1위 4회, 케네디와 레이건이 각각 1회씩 기록, 대세 판별을 가능케 한다.
이제 한국도 대통령 치적을 따져볼 때가 됐다. 윤보선, 최규하 씨 등 그림자 대통령은 제외하고도 우리는 48년 대한민국 건국 이후 8명의 대통령을 가진 것이다. 아직 이들을 모두 겪은 세대와 가족 등 이해관계자들이 많아 공정한 평가가 어려울지 모른다. 그렇다면 종합 평가순위나 비판점은 빼고 우선 이들의 대표적 치적이라도 취합해서 당분간 교훈으로 삼을 수는 있을 것이다.
이승만 박사는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의 건국 대통령이다. 공산당이 실효 지배하는 북한을 제외하고 남한 지역의 총선거를 통해 제헌의회를 구성, 한국이 민주공화국임을 만방에 선언했다.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되 개인을 넘어 공동체 의무가 선행함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정희 장군은 5ㆍ16 쿠데타의 주역이지만 그 뒤 맹렬한 산업화 추진으로 2차대전 이후 후진국에서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평가를 낳게 했다. 전 세계 190여개 국가 중 15위 경제강국의 디딤돌을 만든 것이다. 12ㆍ12 쿠데타의 핵심인 전두환 씨도 어쨌든 혼란했던 당시 물가고를 안정시키고 무역흑자 원년을 이뤘으며 88올림픽을 유치했다.
노태우 씨는 북방외교를 트고 군사정부를 명실공히 민주화 정권으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김영삼 씨는 취임 6개월 만에 금융실명제를 실시하고 하나회를 척결했다. 구멍이 많긴 하지만 공직자 재산등록제도 강행시켰다. 김대중 씨는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고 외환위기를 조기 극복, 안정화를 이뤄냈다. 노무현 씨는 걷잡을 수 없던 불법 정치자금 규모를 대폭 축소한 공로가 있다. 적어도 차떼기 뇌물 수수는 없게 만든 것이다. 권위 의식도 많이 걷어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 차례다. 임기가 내년 12월 대선까지로 치면 1년7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 솔직히 G20 정상회의 개최한 것 말고 공로를 따지기 곤란하다. 4대강 사업은 토목사업이지 치적까지는 멋쩍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하나, 둘만이라도 철저히 하는 것이다. 동시다발적으로 많이 벌일 여유는 없다. 그 하나가 전관예우의 근절이다. 행정, 사법 등 고위 공직을 지낸 사람이 로펌이나 민간기업에 가서 전직을 팔아 로비 대가로 몇억원씩 받는 행태는 서민들 가슴을 멍들게 한다.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 힘 가진 행정기관과 법원, 검찰 쪽이 주요 대상이다. 이들은 연금도 받고 대학강사도 할 수 있다. 전관예우가 사라지는 날, MB 치적은 날개를 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