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가 뜻하지 않는 복병을 맞았다.
유가증권 상장사인 유성기업(002920)의 파업으로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기업은 피스턴링, 실린더 라이너 등 엔진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을 생산해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 기아차 전체 생산 엔진 중 피스턴링, 실린더 라이너 등 유성기업 부품은 약 70%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당연히 유성기업 파업으로 생산이 멈춰서, 현대, 기아차의 완성차 생산은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된다.
23일 현대차, 기아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4% 안팎에서 하락하며 시작됐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단기간 자동차 주가에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최근 급등락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상태에서 부품조달 문제로 인한 공급제한은 단기 악재로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성기업의 파업 수위다.
현재 유성기업 노조는 주간 2교대와 월급제를 놓고 사측과 협상을 벌이던 상황이었다. 다만 상황이 안좋게 흐르면서 사측은 직장 폐쇄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들고 나왔다.
아직 유성기업 파업이 언제 해결될지 누구도 쉽게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권력 투입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파업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지를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 공장 불법 점유 상태에 있기 때문에 불법 점유가 풀려 사무직 직원 등이 투입돼 생산이 재개될 경우 부품 공급 차질은 순차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같은 부품을 생산하는 대한이연의 경우 정상 조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현대, 기아차의 부품 조달 문제로 인한 주가 하락이 조만간 멈출 것이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유성기업의 파업이 현대차, 기아차 실적 및 주가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부품업체들 파업으로 인한 양사의 생산중단은 단기에 그쳤었다”며 “4월 말 기준 글로벌 재고가 현대차 2.1개월분, 기아차는 2.3개월분으로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는 한 양사의 판매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대차, 기아차의 해외 생산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 부품 업체의 부품 조달 문제로 인해 국내 공장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일단 현대, 기아차의 경우 엔진 핵심 부품을 유성기업에 크게 의존해 왔던 부품 조달 시스템을 향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과 같이 2~3개 부품사로부터 제품을 조달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연회 기자 @dreamafarmer> 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