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 1인당 평균 연봉이 7000만원에 이르는 충남 아산 소재 유성기업 노조의 불법파업이 24일 공권력 투입으로 일단락됐다. 노사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 아쉽지만 국내 자동차업계가 올스톱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 것은 다행이다. 이 회사는 자동차 엔진 부품인 피스톤링 생산업체로 국내 소요량의 80%를 공급하는 독점기업이다. 판로 확보가 안전한 연간 2000억원 매출 기업의 3년 연속 적자에 더해 또다시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한 배부른 노조의 억지 주장엔 앞으로도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유성기업 노조의 공장 점거는 자동차산업을 볼모로 한 ‘기획 파업’ ‘알박기 파업’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수직적 협업구조 특성상 연쇄적인 엔진 및 완성차 생산 중단을 노린 것이다. 사실 현대ㆍ기아차 시가총액이 수조원 이상 증발됐고 국내 5개 완성차업계 하루 피해액만 1000억원에 이르렀다. 이런 추세가 이달 말까지 계속됐어도 6만대 생산차질과 5000개 협력사, 27만여 근로자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아무리 노조 주장이라도 최소한의 합목적성을 지녀야 하는데 유성기업 노조 요구는 상생의 노사관계, 기업경영의 지속성 측면에서 떼쓰기에 가깝다. 대다수가 노조원인 생산직 평균 연봉이 상장 대기업 수준을 뺨치는 7000만원을 넘어 3차 협력업체 평균 임금의 세 배에 가깝다면 더욱 그렇다. 특히 3년 연속 적자 상황에서 연평균 9% 임금인상이 적다고 월급제 전환과 근로시간 25% 단축을 위한 주간 연속 2교대 주장을 한 것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단위노조도 이젠 책임성과 자주성을 회복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다. 장기 파업으로 폐업 위기에 직면했던 쌍용자동차 사례처럼 상급 노동단체 정치투쟁에 휘둘릴 경우 그 피해는 곧바로 자신들한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완성차업계가 피스톤링 구입선 다변화를 꾀할 경우 유성기업 노사 파이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파업으로 경쟁기업이 생길 소지가 커진 것이다. 모든 기업 단위노조가 마찬가지다. 지속경영과 상생을 감안하지 않은 노조 억지는 노사 묘혈을 스스로 파는 꼴이다. 노조원들이 회사를 지키지 않으면 단위노조가 설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기 바란다. 준독점기업으로서 완성차업계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유성기업의 3년 연속 적자도 의문이다. 경영진은 잘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