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격 이견 협상 지연
금융당국 승인 등도 변수
우리금융 인수로 선회할수도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 측이 외환은행 매매 계약 연장을 놓고 벌이고 있는 막판 협상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계약파기가 가능한 시점인 24일은 이미 넘겼으며 김승유 하나금융회장이 기대한 지난 주말 협상 종결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 및 계약 연장 기간 등에서의 이견 조율이 예상보다 쉽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계약 연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연장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넘어야 할 벽은 높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30일 “론스타 측과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주초 “이번 주말(29일)까지는 (론스타와 계약 연장이) 되길 기대한다”며 “주말쯤 공식 발표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회장이 밝힌 기한을 이미 넘어선 셈이다.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계약연장을 위한 세부적인 조건을 놓고 논의중이나 매각대금과 연장 기간을 놓고 쉽사리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외환은행 가치에 대한 재평가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는 지난 4월 현대건설 지분 매각에 따른 매각차익(세후 약 8000억원)이 외환은행으로 유입되는 만큼 매각가격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의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이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타결이 돼 공식 발표를 한다고 해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최종 인수를 위한 장애물은 적지 않다.
최장 6개월 연장 승인이 난다고 해도 그 안에 금융당국의 승인이 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일단 다음 달 16일 첫 공판이 시작되는 서울고법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파기환송심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여부를 가늠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싼 실질적인 난관이 많아 하나금융이 대신 우리금융지주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가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우리금융 지분 최소 입찰 조건을 금융지주회사에 대해서도 30%로 낮춰 줄 경우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의지는 변함없다”며 “빠른 시일내에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협상이 완료되면 이사회를 열어 승인한 뒤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