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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계 자금 26개월만에 순매도 전환할까
2009년 4월 이후 25개월간 증시 랠리를 주도해 온 미국계 자금의 이탈 여부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계 자금은 장기투자성격이 강해 한국증시 펀더멘털에 대한 글로벌 자금의 선호를 입증해줬기 때문이다. 최종확인은 2일경 금감원 발표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헤럴드경제가 5월1일부터 30일까지 19거래일 동안 18개 외국계증권사 창구별 순매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JP모간 등 미국계 5개 증권사 창구에서의 순매도 금액이 1조3586억원에 달했다. 크레디트스위스 등 유럽계 11개 증권사 창구가 같은 기간 1639억원의 순매수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창구별로는 한국증시에 대해 냉정한 시각을 유지하던 모건스탠리가 -903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JP모간(-4973억원), 골드만삭스(-4209억원), 메릴린치(-681억원)의 순이었다. 씨티그룹은 5315억원을 순매수해 대조를 이뤘다. 유럽계는 크레디트스위스가 -2961억원을 기록했을 뿐 CLSA(3972억원) 도이치(1833억원), HSBC(722억원) 등은 순매수를 보였다. 일본에서는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가 1278억원 순매수, 2위 증권사인 다이가 2487억원의 순매도를 보이며 극단적인 엇갈림을 보였다.

증권사 국적이 자금의 국적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자국 증권사 창구를 선호하는 글로벌 자금의 특성상 미국계 자금의 매도가 많았음을 추정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2조2000억원의 외국인 상장주식 순매도 가운데 2조원이 유럽계라고 밝혔다. 그리스 재정위기 부각 등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으로 유럽계 자금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하지만 19일 이후 7거래일인 지난 데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도 1조원 가량 더 늘어난 만큼 유럽계 자금이 이탈과 함께 미국계 자금의 이탈이 나타났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2009년 이후 매년 5월은 미국계 자금의 순매수 강도가 가장 약했던 점도 이달 미국계 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높인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 하락장이 되려면 미국계 자금의 이탈이 동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미국 ICI 협회에 따르면, 5월 미국 해외장기뮤추얼주식형펀드로 셋째 주까지 총 29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며 2010년 9월 이후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계 자금의 매수강도 약화는 가능하지만, 이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와 추이를 같이하는 달러 약세 흐름이 아직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어렵다. 미국 경기둔화 우려감이 커질수록 채권 강세와 함께 달러 강세 압력을 높이게 된다. 유럽에서도 그리스 등의 문제로 유로가치가 하락하며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 전환을 기대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홍길용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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