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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의 先 사과’ 주장하던 정부, “뒤에선 돈봉투 망신”
북한은 이명박 정부가 지난달 비밀접촉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폭로하면서 현 정부의 대북 ‘이중노선’이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에 따르면, 남한은 지난달 남북간 비밀접촉에서 6월 하순과 8월, 내년 3월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이를 위한 장관급회담을 제안했다.

그동안 남북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선(先) 사과, 핵 포기’를 일관되게 주장해 온 정부가 그 이면에서는 전혀 다른 행보를 걷고 있었던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유럽 순방길에서 비핵화를 전제로 김정일 위원장을 내년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는 이른바 ‘베를린 제안’을 했으며, 19일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최근 남북간 베이징 비밀접촉에서 북한 측에 진의를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선 사과ㆍ핵 포기’라는 일관된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북한의 주장은 다르다. 북한은 이와 관련, “베이징 비밀접촉에서 진의를 설명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면서 “베이징 비밀접촉 정형을 날조해 먼저 공개하고 허튼 소리를 내놀리는 이상 우리도 있었던 일을 그대로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는 원칙론을 펼치던 현 정부가 대북 비밀접촉에서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의 대가로 돈봉투를 제시했다는 것도 주목된다.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5월 9일부터 비밀접촉에 나선 김천식 통일부 정책실장, 홍창화 정보원 국장,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이 천안함ㆍ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사과해달라고 구걸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들은 정상회담을 제안하면서 제발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도 만들어 세상에 내놓자고 하면서 ‘제발 좀 양보해달라’고 애걸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또 “이들은 최소한 두 사건에 유감이라도 표시해달라고 하면서 돈 봉투까지 거리낌없이 내놓고 그 누구를 유혹하려고 하다가 망신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북측의 사실상 거부 의사를 전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 주장의 사실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윤희 기자 @outofmap>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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