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통신요금 인하 태스크포스(TF)팀은 통신비 기본요금 1000원을 인하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바로 두 달 전 활동을 마무리한 석유 가격 TF의 행보와 놀랍도록 닮았다.
민ㆍ관 합동으로 야심 차게 출범했던 두 TF팀은 몇 번이나 발표 일정을 연기하며 애를 태웠다. 국민의 기대를 한껏 부풀려놨지만 정작 공개된 대책은 싱거웠다. 기름값 ℓ당 100원 인하, 통신 기본요금 1000원 인하. 단위만 달랐을 뿐 결과물까지 엇비슷했다. 업계 선두 회사가 “막대한 손해를 무릅쓰고 정부의 뜻을 따르겠다”며 화답하는 수순도 같다. 하필이면 SK에너지, SK텔레콤이다. 같은 그룹 산하의 기업이 먼저 나선 점도 묘하게 일치한다. 후발 업체가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가는 모양새는 당연한 것이니 닮았다고 말하는 것도 이상하다.
두 TF 간의 ‘평행이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석유와 통신 시장 독과점의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핵심은 에둘러 피해 갔다. 통신요금 인하 TF팀은 통신비 재판매 사업자(MVNO) 활성화, 신규 기간통신 사업자 진입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놨다. 많이 보던 방안이다. 석유 가격 TF팀 역시 자가폴 주유소(독립 상표 주유소) 확대, 석유 수입업 활성화, 주유소 석유제품 혼합 판매 허용 등 재탕, 삼탕 대책만 발표했을 뿐이다. 유류세 인하 방안은 아예 손도 대지 못했다.
생색내기 할인행사로 전락한 정부의 물가 대책에 소비자의 아쉬움은 분노로 바뀌고 있다. 닮은꼴 대책인 만큼 씁쓸한 뒷맛까지 같을 것이란 점은 미처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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