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지식경제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은 “상품화될 수 없는 원천기술은 말이 안되고(nonsense)고, 원천기술이 없는 상품화 기술은 세계를 감동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과 사람을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면 원천기술과 응용기술의 균형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지난 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 ‘글로벌 R&D 포럼’ 현장에서 황 단장은 본지 기자를 만나 이렇게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여유있게 갈 시간이 없다”면서 “점점 빨라지는 기술 개발의 속도 속에서 우리는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과 경쟁을 펼치고 있고 지금이 미래 기술 선도국으로 가기 위한 ‘모멘텀(momentum)’”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글로벌 R&D 포럼’에서 박홍근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한국은 연구(RㆍResearch)보다는 개발(DㆍDevelopment)에 치중한다”며 “한국 R&D는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대기업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한 비판에 대해 비황 단장은 나름의 반론을 펼치기도 했다. “후발주자라 하더라도 그 안에 핵심기술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산업을 창조할 수 있다”면서 “또 ‘톱다운’ 방식이라 해도 ‘바텀업(bottom-up)’ 방식과의 조화를 통해 창조적인 기술을 흡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황 단장은 “기존 핵심 산업과 미래 산업이 같이 가야한다”면서 한국의 특성을 살린 융합형 연구개발을 강조했다. “한국은 그동안 산업끼리 융합을 잘해왔다”면서 “한ㆍ중ㆍ일 기술경쟁에서도 이런 특징을 잘 살린다면 충분히 차별화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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