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일, 일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술 선진국으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만년 후발주자 위치에 머물 것인가. 지금 한국의 기술산업은 전환점에 서있다. 지난 7일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 주최로 열린 ‘글로벌 R&D 포럼’엔 산업기술 부문의 세계적 석학들이 대거 참여했다. 우리기술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헤럴드경제가 그들에게 따로 질문을 던져봤다.
조지 화이트 사이즈 미국 하버드대 최고명예교수가 제시한 해답은 ‘인센티브(혜택)’였다.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한 개발동력이 된다는 얘기다. 그는“똑똑한 젊은이들에게 R&D가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R&D 분야 학생에게 다양한 해외 장학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며, 임금도 매력적일 만큼 높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사람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기업을 대상으로 한 유인책도 필요하다. 그는 “미국 정부는 R&D 중심 기업에 대한 투자에 과감한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배워야 할 점이라는 조언이자 지적이다.
라울 클링어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디렉터 역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를 강조했다.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해 R&D업계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정부가 몰아주기식이 아닌‘고른 투자’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초기술과 실용기술 연구에 고르게 투자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중소기업에 좀 더 많이 지원해야만 균형적인 투자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과 기업 간 협력을 적극 권장하는 일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산학협력에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라는 얘기다.
레이 보먼 미 텍사스 교수는 국내에 머물지 말고 해외로 눈을 돌리라고 조언한다. 해외 인재 영입에 활발히 나서고 국제협력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라는 것이다. “중국, 일본과의 R&D 투자 경쟁에서 앞서나가려면 인재 확보에서 우위에 서야 한다”면서 “국외 저명한 교수나 지식인을 초청해 국내 사업에 투입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과학자, 기술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국제 협력에서는 소극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숙ㆍ김주연 기자/newe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