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 불확실성 확산…헤지펀드 투자전략은
美·남유럽發 경제그늘 여전시세추종형 수익 부진 뚜렷
차익거래형은 선방 대조적
세계 경제의 돌아가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미국의 양적완화는 끝나가는데 경기는 시원치 않고, 유럽은 고질적인 남유럽 재정문제가 계속 골칫거리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헤지펀드 투자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지금까지는 추세(β)를 따라가는 전략이었다면, 앞으로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비한 위험관리형 절대수익(α) 전략이 유망해 보인다.
미국 다우존스크레디트스위스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5월 헤지펀드 전략별 운용성과를 보면 올 초 국내에서 인기를 끈 선물시세추종(Managed Futures) 전략, 즉 CTA전략의 부진이 눈에 띈다. 5월 한 달간만 무려 4.55%의 손실을 보면서 올 연초 이후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들어섰다. 상승 ‘추세’와 관련 깊은 신흥시장투자전략과 주식 롱ㆍ쇼트(longㆍshort) 투자전략도 한 달 새 1%가 넘는 손실을 봤다.
반면 추세와 무관하게 절대수익을 투구하는 차익거래형 전략은 1% 미만의 손실에 그쳤다. 시장중립 전략도 롱ㆍ쇼트 대비 손실폭이 적었고, 주가하락 시 수익이 나는 매도집중(dedicated short bais) 전략은 무려 2.36%를 벌며, 최고 성과를 보였다.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는 시장 중립 전략이 5.81%를 기록해 가장 높았고, 차익거래 전략들도 2% 후반에서 3%대의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시세추종 전략은 추세가 뚜렷하지 않을 경우 포지션이 확실해지지 않아 거래비용만 늘 뿐, 수익은 등락을 거듭하기 쉽다. 반면 위험관리형 차익거래 전략들은 시장의 추세와 관련없이 투자대상 자산군에 내재된 수익기회를 현실화하는 전략을 택한다. 다만 수익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현실화하는 능력은 펀드별로 차이가 큰 만큼 펀드 선택이 중요하다.
이 같은 위험관리형 전략의 두각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6월 말로 미국의 양적완화Ⅱ가 종료되지만, 9%대의 높은 실업률과 아직도 잔뜩 쌓인 부동산 매물 등 미국의 핵심 경제지표는 여전히 부진하다. 7일 벤 버냉키 미국 FBR 의장의 발언은 양적완화Ⅲ의 경우 높아진 인플레 상황을 감안할 때 쉽지 않고, 그렇다고 긴축을 하자니 1937년과 같은 더블 딥(double dip)이 우려되는 ‘계륵(鷄肋)’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뉴욕증시가 최근 20년 만에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도 시장에서 위험(risk)보다도 더 싫어한다는 불확실성(uncertainty)이 작용한 탓이다.
유럽의 재정문제도 만기연장과 유동성 지원 등 미봉책이 거듭되고 있다. 20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 문제에 대한 합의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에 대한 구체적 방향이 드러날 수 있지만, 문제의 근원인 재정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될 게 아니다.
한편 이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장 유망한 헤지펀드 전략으로는 복합전략을 주목할 만하다. 5월 손실폭이 0.39%에 그치며 연초 이후 4.69%의 수익률을 기록, 모든 헤지펀드 전략을 통틀어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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