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4개 주요 사립대의 65세 정년보장(테뉴어) 교수들이 ‘월급쟁이의 꿈’인 억대 연봉을 받고 있고, 최근 4년간 연봉 증가율이 학생 등록금의 두 배에 이른다는 언론 보도가 눈길을 끈다. 방학은 물론 통상 7년마다 1년씩 주로 해외에 즐기러 나가는 연구년(안식년)에도 연봉을 고스란히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철밥통’ 교수의 고액 연봉이 대학 경쟁력 제고는커녕 오히려 등록금 인상을 주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 재정의 대부분을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고, 운영 경비의 절반 이상을 교수 및 교직원 인건비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교수 연봉체제 개편은 불가피하다. ‘반값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그렇다. 연봉 수준만 봐도 제조업 1인당 평균 3327만원의 5배인 고려대 교수 연봉 1억5468만원은 우수 교수 확보라는 정상 참작에도 불구하고 도를 넘었다. 여기다 연간 수천만원을 받는 기업 사외이사, 각종 자문ㆍ심사위원 등의 대외 돈벌이를 감안하면 일부 교수 수입은 천정부지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교수 중의 교수인 이들 테뉴어 교수의 승진 심사는 너무 허술하다. 우리나라 대학 교수들은 한번 테뉴어를 따면 대부분 65세 정년까지 심사가 없다. 한번 교수이면 ‘영원한 교수’인 것이다. 테뉴어 심사에서 합격되더라도 이후 성과평가가 나쁘면 연봉 삭감 및 해고까지 가능한 미국과 비교하면 교수 천국이 아닐 수 없다. 연구 재충전을 위한 안식년까지 테뉴어 교수들이 독차지, 일부는 골프 치고 놀기 바쁜 상황이다. 연구와 강의가 세계 수준을 따라갈 리 없다.
성과와 보수는 능력과 평가에 따라 차등 적용해야 순리에 맞다. 경력이 쌓이면 무조건 급여가 오르는 호봉제를 실질적인 성과급 연봉제로 전환해야 한다. 공무원은 물론 모든 초ㆍ중ㆍ고 교사들도 성과평가를 하는 판에 최고 엘리트인 교수 집단의 연봉제 도입 반대는 시대착오적이다. 성과평가 확대, 평가결과 공개 등 경쟁체제 도입으로 교수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은 성균관대ㆍ중앙대 사례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이는 세계 대학의 표준이기도 하다.
방학과 안식년의 급여 지급은 차라리 우수학생 장학금으로 바꾸는 게 좋다. 무엇보다 테뉴어 교수라도 정기적으로 연구 및 강의 내용 등을 심사, 기준에 미달하면 연봉 삭감, 계약 파기 등 단호한 조처가 필요하다. 반값 등록금 주장에 앞서 교수 사회의 철밥통을 먼저 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