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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ㆍ중소기업 임금 격차 크지 않는 ‘독일모델’의 비밀은
독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차이는 10% 남짓이다. 시간당 임금을 따지면 거의 차이가 없다. 한국의 상황은 정반대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은 대기업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인력 교육 정책의 차이가 한국과 독일 중소기업 근로자의 현실을 갈라놨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사회통합위원회와 공동으로 9일 오후 ‘동반성장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에서 김강식 한국항공대 경영학 교수는 ‘공정사회 구축을 위한 대ㆍ중소기업 인력관리 협력방안’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발제문에서 “독일의 중소기업은 인적자원 관리 측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교해 불리한 여건에 처해 있다”면서 “독일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세계에서 제일 높으면서도 근로시간은 세계에서 가장 짧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 중소기업은 이런 불리한 여건을 기업 내 인적자원의 가치 증대를 통한 높은 노동생산성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중소기업은 ‘고임금→고원가→고품질→고가격→고이익’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01~2004년 기준 독일 중소기업의 평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6~7.7%로 대기업 5.8%에 비해 오히려 높다. 김 교수는 “독일 중소기업에 있어 교육훈련은 종업원 복지 측면의 지출이 아닌 기업 미래를 위한 투자로 간주된다”면서 “독일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기계나 설비가 아닌 기업 구성원의 능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중소기업은 정반대 상황에 처해 있다. ‘저임금→저원가→저품질→저가격→저이익’의 악순환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10인 이하 영세기업 비율이 2005년 기준 88.6%에 달한다. 독일(62.1%), 일본(50.9%), 프랑스(81.6%), 핀란드(84.0%)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인력 육성 정책에 대한 정부와 중소기업에 인식이 우선 바뀌어야하 한다는 지적이다.

대ㆍ중소 협력에서도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김 교수는 “독일 대기업은 이원화 직업훈련제도를 통해 기능인력을 양성, 그 중 일부를 중소기업에 공급하고 있다”면서 “다수 독일 대기업이 사내 교육훈련 프로그램 중 많은 부분을 중소기업에 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적 차원에서 대ㆍ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조직이 설립돼 있어, 이 조직이 주도적으로 대ㆍ중소 협력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박진우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역시 중소기업 인력 정책 변화를 주문했다. “유럽의 경우 동일 자격자라면 대ㆍ중소기업 간 임금 차이가 없기 때문에, 우수 인재가 중소기업에서도 많이 산재돼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한 중소ㆍ중견기업 발전 정책을 고려하되 “교육, 창업 지원, 후계자 육성 그리고 무엇보다 (대ㆍ중소) 임금 격차를 줄여주는 방안이 우선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자격자에 대한 임금 지원, 스톡 옵션(stock optionㆍ주식 매입 우선권) 활성화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newe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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