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추가 감세 철회, 대학 등록금 등 당의 노선과 관련한 현안 논의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추진했던 경선 룰 개혁 작업이 일부 당내 기득권 세력의 일방통행으로 물거품이 된 것에 대한 반발인 셈이다.

정 위원장은 9일 오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비대위는 지금부터 최고위원회 대체 기구로써 권한을 적극 활용해 당의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전당대회 준비는 물론, 당의 노선 재확립과 국정 쇄신에도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황우여 대표 권한대행이 주도해왔던 감세 철회나 등록금 부담 완화 문제 등 당의 정책과 관련한 현안에 비대위도 제 목소리를 내고, 한발 더 나아가 당과 정부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 역활도 하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정 의장의 발언은 그동안 비대위가 추진해왔던 경선 룰 개정 작업이 당 내 일부 계파의 노골적인 반발에 원천무효가 된 것에 대한 반발이 자리잡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회의에서도 “이해봉 전국위원회 의장이 비대위의 안을 표결도 하지 않고 일방 처리한 것은 상식적으로 볼 때 원천무효에 해당하는 일”이라며 지난 6일 전국위에서 벌어진 전횡과 추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경선 룰 결정과 관련한 법적 대응은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견인불발(堅忍不拔, 굳게 참고 견디어 마음을 빼앗기지 아니함)이라는 고사성어를 예로 든 정 의장은 “요 몇일 제 심정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말”이라며 “아이를 둘로 나눌 수 없는 솔로몬 제판장의 부모 심정으로 일부 전국위원들의 반발 움직임에 자제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에 열릴 의원총회에서 당초 예정됐던 검찰 중수부 폐지안과 함께 이번 전국위의 의사결정 과정 문제점에 대해서도 난상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