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차ㆍ화ㆍ정’의 조정으로 주춤한 자문형랩과 코스피 2100선을 기점으로 자금 유입ㆍ유출을 오가는 펀드 간의 결투가 치열하다. 최대 격전지는 지난해 이후 증시 상승의 최대 주역으로 꼽히는 자동차다. 이달 들어 펀드가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등 주요 자동차주를 대거 매도에 나선 반면 랩 자금은 꾸준히 저가매수로 맞대응하고 있다. 선택권을 쥔 외국인은 매도와 매수를 오가고 있지만, 최근 매도 쪽에 점차 무게를 두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헤럴드경제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요 수급주체별 6월 매매동향을 살펴본 결과, 펀드(투신)는 현대ㆍ기아차에서 각각 1524억원, 402억원 순매도하며 자동차주 하락을 이끌었다. 자문형랩(삼성증권 창구 기준)이 같은 기간 현대ㆍ기아차를 각각 817억원, 74억원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차는 6월 들어 6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기아차도 3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계속 내리막이다.
외국인은 지난 8일까지 현대차에 대해 890억원 매도 우위, 기아차에 대해서는 88억원 매수 우위다. 1ㆍ2일 매도, 3ㆍ7일 매수, 8ㆍ9일 매도의 패턴으로 매수보다는 매도 쪽에 조금 더 무게중심이 쏠린다.
실적 측면에서 현대ㆍ기아차의 국내외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무섭다는 것은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다. 일본차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한국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 자체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돌발 이슈로 등장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납품단가 부당인하 압력 조사와 현대차의 아산공장 파업, 하이닉스 인수설 등은 향후 자동차주의 수급 향배를 쉽게 가늠하기는 힘들게 만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흐름과 일본 자동차업체의 반격, 그리고 한미 FTA 연내 비준여부에 따른 수출환경 변화 등도 자동차에 대한 투자전략에 영향을 미칠만한 변수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총판매 중 해외공장 비중은 5월까지 54.3%를 차지하며 펀더멘털 역시 매우 견고한 상태다. 추가 주가 조정은 장기적으로 보면 절호의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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