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달부터 서울, 과천 및 5대 신도시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2년 거주’ 요건이 폐지됐다. 이로 인해 양도세 감면혜택을 노린 집주인들의 매도문의와 매물 출시가 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매수시장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아파트값은 계속해서 내림세다.
특히, 서울 재건축 시장은 지난 3월 이후 1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매매가격이 2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10일 스마트 부동산의 리더 부동산1번지(www.speedbank.co.kr)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서울 -0.04%, 경기 -0.06%, 인천 -0.06%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신도시는 0.02% 올라 소폭 반등했다.
전세시장의 경우, 서울과 경기가 각각 0.07%, 0.04%씩 올랐고, 신도시와 인천은 변동이 없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금주 0.13% 더 떨어졌다. 이로 인해 평균 매매지수(2003.01.01 100 기준)는 150.88을 기록, 2009년 6월 수준(2009.6.13 150.92)으로 낮아졌다. 강남구(-0.52%)가 하락폭이 가장 컸고, 강동(-0.39%), 송파(-0.33%), 서초(-0.06%) 순이었다.
강남구는 양도세 비과세 혜택의 2년 거주요건이 폐지되면서 매물량이 늘었다. 거주요건을 채우지 못해 팔지 못했던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은데 따른 것. 개포주공1단지 49㎡는 1500만원 더 하락한 8억8000만~9억4000만원 선으로 2년 전 시세(2009.05.18, 8억8000만~9억3000만원) 수준을 형성했다.
강동구는 보금자리지구 지정 여파로 고덕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약세를 이어갔다. 둔촌주공은 시세보다 싼 값에 나온 급매물만 간간히 거래되는 양상을 보였다. 고덕동 고덕시영현대 62㎡는 5억7000만~5억8000만원 선으로 1000만원 하락했다.
▶매매=서울은 △마포(-0.18%), △강동(-0.16%), △강남(-0.12%), △서대문, 송파(-0.08%), △양천(-0.05%), △용산(-0.04%) 등이 내림세를 보였다. 매수세가 약해질 데로 약해진 매매시장은 소형 면적대만 뜸하게 거래될 뿐 침체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마포구는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저가매물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있지만 성사되는 거래는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 나온 매물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추가 조정을 받는 상황이다.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4단지 109㎡는 2000만원 내려 7억10000만~7억8000만원 선이다.
강동구는 13주째 하락세다. 보금자리지구 지정으로 고덕동 일대는 재건축 단지 뿐 아니라 일반 아파트도 약세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전셋값 상승세는 확대돼 수요자들의 매매기피 현상이 다시금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고덕동 아이파크 112㎡는 7억~7억5000만원 선으로 1500만원 하향 조정됐다.
양천구는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매수문의가 거의 끊긴 채 내림세를 이어갔다. 목동 롯데캐슬위너 155㎡는 지난 주 보다 2500만원 하락해 8억9000만~9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신도시는 △산본(0.10%)이 지난 3월 이후 11주 만에 반등했다. 나머지 4개 지역은 0%로 변동이 없었다. 산본은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서 매매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었다. 매매가와 전세금 간극이 적은 중소형이 오름세를 이끌었다. 금정동 다산주공3단지 79㎡는 2억500만~2억3000만원 선으로 750만원 올랐다.
경기는 △가평, △과천(-0.36%), △고양(-0.10%), △광명(-0.08%), △성남(-0.07%) 등이 내림세를 기록했다.
과천시는 보금자리 지정 후 매매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기존 주택에 대한 매수자들의 관심이 줄면서 집주인들이 매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별양동 주공5단지 122㎡는 1500만원 내린 7억7000만~8억3000만원 선이다.
성남시는 저가 급매물만 수요자들이 관심 보일 뿐, 시장 거래는 자취를 감췄다. 중원구 하대원동 성남자이 105㎡는 3억6000만~4억원으로 주간 1250만원 하락했다.
인천은 △중구(-0.24%), △남구(-0.13%), △연수구(-0.11%) 등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비수기 시즌으로 접어들자 중소형아파트도 소화가 힘든 상태다. 매수 타이밍을 고민하던 대기 수요자들은 시장 전망이 불투명지면서 다시 전세로 눌러앉는 분위기다.
중구 신흥동3가 현대I-PARK 109A㎡는 지난 주 보다 500만원 하향조정 돼 2억1000만~2억4000만원 사이다. 남구 학인동 풍림아이원 109A㎡는 2억9000만~3억4000만원 선으로 1000만원 내렸다.
▶전세=서울은 △관악(0.45%), △강동(0.29%), △금천(0.20%), △구로(0.17%), △동작, 영등포(0.14%), △마포(0.13%), △양천(0.12%), △송파(0.10%), △서초(0.09%), △강남(0.08%) 순으로 상승했다. 반면, △은평(-0.35%)은 올 들어 처음으로 내림세를 기록했다.
전세시장은 여름방학 학군수요와 이주수요로 일부 지역에서 벌써 수요자들이 움직임을 시작했다. 신혼부부 수요 또한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관악구는 여름방학 이사수요와 하반기 결혼을 준비하는 신혼부부 수요가 증가했다. 그러나 물건은 턱없이 부족해 대기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봉천동 관악동부센트레빌 105㎡는 1000만원 오른 2억7000만~2억9000만원 사이다.
강남구는 재건축 이주를 앞두고 있는 대치동 청실아파트의 영향으로 은마아파트 전셋값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여름방학 때 이사하려는 학군 수요자들의 문의도 꾸준하다. 은마 112㎡ 전세가격은 3억3000만~3억8000만원 선이다.
반면, 은평구는 물건부족 때문에 형성됐던 호가가 빠지기 시작하면서 전셋값이 하락했다. 전세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어 수요마저 감소한 상태. 신사동 미성 85㎡는 1억1000만~1억2000만원 선으로 500만원 떨어졌다.
신도시는 5개 지역 모두 변동이 없었다. 입주 2년 차를 맞은 판교 전세시장은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전세금과 넓은 면적대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기는 △양주(0.41%)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시흥(0.27%), △과천(0.21%), △안양(0.1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양주시는 주로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꾸준히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출퇴근을 고려해 주로 덕계역 인근 아파트들을 선호한다. 덕계동 범양2단지 105A㎡는 500만원 상승해 9000만~1억1000만원 선이다.
안양시는 중소형은 자취를 감추고 상대적으로 물량에 여유 있는 대형 전세로 수요층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안양동 삼성 165㎡는 2억1000만~2억2000만원 선으로 2000만원 오른 값에 거래됐다.
강주남 기자 @nk3507> nam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