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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큰 합의했던 여야 원내대표, 사사건건 신경전
황우여-김진표 여야 원내대표 콤비의 ‘통 큰 합의’가 1주일만에 폐기처분 신세가 됐다. 양당 의원들의 무차별 폭로전 속에 저축은행 국정조사는 방향조차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또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는 백가쟁명식 포퓰리즘 경쟁만 난무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은 양당 합의 발표 직후부터 동상이몽의 속내가 충돌하고 있다.

9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열고 중수부 폐지 등과 관련한 현안을 논의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을 확인했다. 중수부 폐지를 포함, 이달 말까지 결론을 도출하고 활동을 마무리짓기로 한 황우여, 김진표 두 원내대표의 약속은 지켜지기 어렵다는 평가다.

청와대가 중수부 폐지에 반발하고 나섰고, 여당 의원 상당수도 이달 말까지로 한정하지 말고 보다 더 많은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중수부 폐지를 포함안 원안 고수 방침에서 단 한발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세다.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대책 마련 및 관련법 6월 임시국회 처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인하 범위와 수준에 대해 뚜렸한 당론을 정하지 못했고, 민주당 역시 손학규 대표까지 나서 하룻밤 사이에 기존 안을 뒤집는 등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다. 양 당의 당론 확정, 의견 조율 후 법제화 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이달 중 처리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평가다.

저축은행사태 국정조사는 본격적인 논의 전부터 무차별 폭로와 고소고발이 오가며 감정 싸움으로 치닺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사태의 원인을 전 정권의 잘못된 정책, 그리고 일부 야당 의원의 비호로 몰아붙이려는 한나라당과, 현 정부 아래 관리감독 부실, 그리고 청와대 등 고위 인사의 부당한 개입이 낳은 문제라는 민주당의 다툼은 국조의 범위와 의제 설정부터 팽팽하게 겨룰 전망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법사위에 상정, 논의키로 한 북한인권법도 쉽지 않은 과제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규제에 초점을 맞춘 한나라당의 안과,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식량, 의료지원에 초점을 맞춘 민주당의 안은 이념논쟁으로까지 번질 기세다.

합의 사항마다 이 처럼 양 당의 기 싸움이 계속되면서 두 원내대표의 추가 회동까지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양당 원내대표가 다시 만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내놓을 결과물이 준비되야 하는데 두 당 모두 그런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한 없이 막연하게 말했던 두번 째 회동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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