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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원칼럼>반값 등록금 논란의 허실
與野 한심한 정치행태

표 위해 마구잡이 언동

등록금은 사회총제적 문제

현실성 있는 대책 시급




우리나라의 요즘 정치 행태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여야를 불문하고 그렇다.

오로지 표를 얻기 위해 마구잡이 언동을 일삼는다. 앞뒤 가리지 않고 즉흥적이고 거짓말하기 일쑤며 말 뒤집기는 예사다. 

반값 대학등록금 이슈를 둘러싸고 나타내는 양상이 대표적 사례다. 반값 등록금은 한나라당에서 2006년 야당 시절 내놓았던 지방선거 공약이었다. 올해 4ㆍ27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하자 다시 불쑥 꺼내 역풍을 몰고왔다.

민주당은 저소득층 50% 대학생 대상 반값 등록금제 실시 주장을 연초에 내놓았다.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당내 일부 비판도 나왔다.

당 대표가 반값 등록금 대학생 시위현장에 나가 어려운 학생들부터 지원대상으로 하겠다고 연설하다 야유를 당했다. 전면 실시하라는 압박을 받자 바로 다음날 그 대상을 전체 대학생으로 확대하고 시기도 앞당겨야 한다는 입장으로 돌변했다. 원내대표는 “광우병 촛불시위가 제2의 6월 항쟁이었다면 반값 등록금 촛불시위는 제3의 6월 항쟁”이라고 했다.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다.

대학 등록금 문제는 근본적으로 장단기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대학과 사회의 총체적 문제의 하나로 장기적 안목을 갖고 풀어야 한다.” 이상주 전 교육부총리가 피력한 표현이다.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어서 그대로 인용한다. “대학 등록금은 국민 부담과 대학 숫자, 대학 경쟁력, 대학 진학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냉정하게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득표 수단 차원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다. 그러다간 나라가 결딴난다.”

간과해선 안 될 내용들이다. 등록금을 낮추더라도 그것이 결코 근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미봉책이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 문제는 대학의 자율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대학에 가지 않아도 취업할 수 있는 사회 토대를 구축하는 일에서 찾아야 한다. 대학은 무조건 졸업해야 한다는 학력 인플레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 문제는 하루 이틀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지금처럼 정치권에서 표를 노리고 반값 등록금을 구호처럼 내걸고 접근해봤자 문제만 계속 쌓이게 하고 뒤로 늦출 뿐이다. 학생들이 길거리로 나오도록 선동하기보다는 근본적인 대처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눈앞의 대학 등록금이 지나치게 비싼 만큼 장기대책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단기대책으로 학부모와 학생의 부담을 당장 덜어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대학 등록금은 어느 정도 비싸며 정부와 대학, 학부모, 사회에서 각각 부담할 수준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를 합리적으로 따져보아야 한다. 이를 토대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 해결하는 수순과 방안을 찾아야 한다. 누구보다 대학 스스로가 인하에 앞장서야 한다.

민주주의는 바람직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합의 과정이 결과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등록금 문제에서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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