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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당 2.8조마리 ‘슈퍼유산균’ 국내서 개발…각종 腸질환 대안 주목
한 국내 바이오기업이 세계 처음으로 ‘초고농도 유산균’ 생산에 성공했다. 유산균 등 장내 미생물 수가 건강과 직결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상황에서, 식음료와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등에 첨가해 제품의 기능성을 수 십배 강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생명공학 전문기업 에이엠바이오(대표 조영재)는 최근 비피도박테리움 락티스(Bifidobacterium Lactisㆍ 일명 비피더스균)를 g당 2조8000억마리까지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멤브레인(MCRㆍ분리막)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차 숫가락 한 술에 유산균 2조8000억마리가 들어 있는 것과 같다. g당 1000억마리가 ‘고농도 유산균’의 기준이라고 보면 ‘초고농도 유산균’(슈퍼 유산균)인 셈이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 7월 g당 1조마리 유산균 생산에 성공, 세계 첫 기록을 보유하고 있어 독보적인 배양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이 기술로 국가 신기술인증인 HT와 NET인증을 복지부와 지식경제부에서 동시에 받았다.

조영재(56) 대표는 “일반적인 코팅방식의 유산균 생산기술과 달리 동결건조보호제로 분리한 유산균과 혼합해 분말화하는 ‘매트릭스공법’으로 안정성이 뛰어나면서도 생산성이 높은 제품을 얻었다”며 “유산균을 2조8000억마리까지 생산하는 기술은 획기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특히 생산원가가 크게 낮아져 고농도 유산균을 기존의 절반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또 구제역 등 세균ㆍ바이러스에 의한 가축 집단감염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농도 유산균을 사료와 함께 먹일 경우 치료제(항생제)가 없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항해 싸워주는 방어균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無)항생제 축산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인체의 염증성장질환(IBD)과 아토피 등 면역체계 약화에서 오는 질환 치료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의과대학 연구소를 통해 최근 임상실험을 한 결과, 하루 1억∼1조마리의 유산균을 섭취케 한 환자군의 소화기계질환 유효성 평가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예방 및 치료효과가 일일 유산균 섭취량이 1000억마리 이상의 기대치 이상 성과가 도출됐다.

조 대표는 “임상실험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각종 사이토카인의 감소와 염증효소들에 대한 유전적 결과들이 괄목할 만큼 줄어들어 향후 장질환 관련 질병치료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 제약사와 공동으로 의약품개발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에이엠바이오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만락(Amanlac)’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슈퍼 유산균 제품을 국내ㆍ외 판매를 시작했다. 최근 국내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한데 이어 인도네시아, 대만 등에서 공급요청을 받고 있다. 식품ㆍ의약품에 관한 기준이 까다로운 일본도 유산균 균주 자체를 위탁생산해 달라고 제의할 정도다.

조 대표는 “인체 면역체계에 관계하는 물질 70%가 장에서 나오므로 장 건강이 장수와 직결된다”면서 “기존 유산균보다 안정성이 뛰어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유산균을 통해 국민 건강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대상에서 20여년간 유산균 연구와 생산관리를 담당하는 등 이 분야에서만 30년가량 일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조영재 대표가 자체 개발한 슈퍼 유산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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