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주택은 크게 농사를 짓는 사람이 기거하는 농가주택과 도시민의 전원생활을 위한 전원주택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기능과 용도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즉 귀농의 경우 농가주택, 귀촌은 전원주택이 맞다. 농가주택은 주택 내·외부 공간을 영농중심으로 배치한다. 도시인과 교류가 많은 전원주택의 설계는 거실 위주 구성이 좋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제공하는 농촌경관주택 표준설계도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12)주택공사기간을 줄이려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라
농지나 임야를 전용해 집을 짓는 경우 실제 건축기간은 조립식이나 경량 목구조의 경우 100㎡(30평) 기준으로 두 달 가량 걸린다. 이에 앞서 농지전용 인허가 기간을 한 달 가량 잡아야 한다. 농지전용~건축공사 사이에 토목공사, 건축허가(신고), 전기와 지하수 공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기간 또한 두 달 이상 잡아야 한다. 결국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해도 다섯 달은 걸리는 셈이다. 그만큼 차질 없는 사전준비가 중요하다.
(13)토목공사를 통해 ‘성형미인 땅’을 만들어라
남향, 배산임수 등의 입지에다 토질이 좋고 땅 모양도 정방형인 ‘자연미인 땅’이 더러 있기는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땅은 뭔가 부족하다. 전원주택을 지으려면 농지(산지)전용허가를 받아 토목공사에 착수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성형미인 땅’이 만들어진다. 즉 집 건축 전 토목공사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목공사를 잘못하면 땅의 가치가 깎이는 것은 물론 비용 또한 과도하게 지출된다.
(14)‘직영’이든 업체에 맡기든 집은 내가 짓는다는 점을 명심하라
일반적으로 전원주택의 시공방법은 크게 건축주가 일꾼이나 자재를 직접 구해 짓는 ‘직영’방식과 외부에 맡겨 짓는 방식으로 대별할 수 있다. 건축업체에 맡겨서 짓는다 할지라도 그 주체는 바로 ‘나’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건축주는 끊임없이 건축에 대한 공부를 해서 지식을 축적해야 한다. 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집을 지을 것인지에 대해 세부 계획을 수립해 점검해야 한다.
(15)시공업체 선정시 먼저 지은 집주인의 평판에 귀를 기울여라
시공업체를 선정할 때는 그 업체가 지은 집을 방문해 집주인의 평판을 귀담아 듣고 이를 선정기준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문시 집만 구경할 것이 아니라 시공과정에서 업체와 마찰은 없었는지, 있다면 보수는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물어본다. 시공업체는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있고, 공사실적과 실력을 겸비한 업체라야 한다. 설계도와 견적서 등 계약관련 서류 등을 통해 업체의 실력과 신뢰도를 가늠할 수 있다.
(16)저렴하게 폼 나는 조경을 해라
집을 짓고 나면 멋진 조경으로 마무리 하고 싶은 것은 건축주라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조경은 과실수든 관상수든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렇기에 비용을 줄이면서도 당초 계획한 조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조경수는 인근 택지개발지구, 고속도로 건설현장 등 각종 개발현장에서 보상을 받고 나오는 나무를 사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
시골에 전원주택을 지어 전원생활을 막 시작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넓고 아름다운 정원을 갖고 싶어 한다. 이 과정에서 정원은 자연스럽게 대지에서 농지 쪽으로 확대되어 나간다. 이는 나중에 불가피하게 집과 땅을 팔아야 할 경우 문제가 된다. 농지 원상회복 명령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게 정원을 넓히려면 대지에 잇대어 농지를 전용해 창고를 신축한다. 즉, 창고부지로 대지면적을 확장한 다음 정원을 조성하면 된다.
(18)컨테이너 창고와 조립식 차고를 적극 활용하라
시골생활을 하면서 꼭 필요한 것이 창고와 차고다. 자질구레한 물건 정리는 물론, 텃밭 등 농사를 지으려면 농기구나 수확물 등을 보관할 공간이 절실하다. 창고는 넓을수록 좋다. 이때 중고 컨테이너는 훌륭한 창고가 된다. 또 시골에서 필수품인 자동차를 주차할 차고가 필요하다. 이때 골조가 튼튼한 조립식 차고는 잘만 고르면 저렴한 비용으로 직접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19)전원주택 콘셉트를 ‘친환경+저에너지’에 맞춰라
전원주택 건축은 친환경성을 살리면서 저에너지라는 기능성을 어떻게 저렴한 비용으로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다. 각종 매체에 소개되고 있는 친환경 저에너지 주택은 아직 건축비가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비용 대비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말이다. 친환경주택은 건강에 좋은 생태건축을 실현하는 것이며, 저에너지 주택은 난방비 등 관리비가 적게 드는 집이다. 이는 향후 전원주택 건축의 화두로, 집 지을 때 콘셉트를 여기에 맞춰야 한다.
(20)꿈에 그리던 내 집, 입주 후 관리에 신경써라
꿈에 그리던 전원주택을 지어 입주를 해 살아보면 설렘도 잠시, 또 다시 적지 않은 준비와 관리가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도시와는 달리 시골에선 폭설이나 강풍에 전기가 끊기거나 겨울철 동파사고 등에 취약하다. 또한 단독주택은 아파트와는 달리 크고 작은 하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애초 시공이 잘못된 경우라면 시공업체에 하자보수를 신청해야겠지만, 작은 하자 보수 정도는 집주인이 손수 할 줄 알아야 한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