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유로존 위기 속에서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올 들어서도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중동 불안으로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진 2월을 제외하고는 주식과 채권시장 합계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외국인은 주식 시장에서 1조7617억원을 순매도 한 반면, 채권 시장에서는 17조3242억원을 순매수했다.
5월 들어 외국인의 자금 흐름은 주식에서의 자금 이탈과 채권으로의 자금 유입으로 변화된 양상을 띄고 있다. 4월까지 주식시장에서 매수 우위였던 외국인은 지난달 2조5614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6월 들어서도 5494억원을 순매도 기록중이다.
반면 채권시장으로의 투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매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지난달 4조1449억원을 순매수했다. 올 들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규모다. 6월 들어서도 13일까지 이미 3조5137억원을 순매수했다.
채권 유형별 보유비중(4월말 기준)은 국채 51.8조원(68.0%), 통안채 22.9조원(30.1%) 및 회사채 0.4조원(0.5%) 등이다.
외국인 자금이 이달 들어 주식시장에서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이나 신흥 시장으로 옮겨가지 않고 채권시장으로 몰리는 것은 한국 채권금리가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주요국에 비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13일 기준 한국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25%로 미국(10년 T-Note) 2.99%, 일본 10년 국고채 1.15%, 독일 10년 Bond 2.96% 등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높다.
또 기업들의 높은 이익개선으로 증시로의 자금 유입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고 미국과 일본 등의 유동성 확대 정책 속에서 원화가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점도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 이유로 꼽힌다.
오창섭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이후 외국인의 국내채권 순투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5월 들어 외국인은 국고채 3년 지표물(10-6)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으며, 이는 원화강세 베팅에 크게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jwcho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