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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하는 황우여-목소리 높히는 정의화, 대표권한대행 갈등 재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때 권한과 역할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황우여 원내대표와 정의화 비대위원장의 입장이 뒤바뀌고 있는듯하다. 반값등록금, 감세 논쟁에 불을 당겼던 황 대표는 침묵 모드로 들어간 반면, 경선 룰 작업에만 매달렸던 정 위원장은 뒤늦게 제 목소리 내기에 바쁜 모습이다.

정 위원장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중진의원 회의에서 원내대표부의 최근 행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집권 여당이 정책과 법안 관련 혼란스러운 모습에 국민들은 실현 가능성을 따지며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며 “조변석개식 포퓰리즘 주장을 쏟아내는 야당을 한나라당이 따라하는 모습은 실망감을 넘어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정책 및 법률안의 사전 점검 시스템 도입을 주장했다.

이 같은 정 위원장의 비판은 지난 9일 비대위 회의에서 “당의 노선 재확립과 국정 쇄신에도 역량을 쏟을 것”이라며 역활 확대론을 펼친 것에서 시작한다. 최근 회의에서는 “반값등록금으로 기대감을 키우는 바람에 촛불시위를 자초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황 대표를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대야 공격에도 적극적이다. 정 위원장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 “교육 수장으로 재정난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주장했던 사람이 촛불시위를 제3의 6ㆍ10항쟁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선동정치”라고 직접 비난했다.

반면 황 대표는 요즘 눈에 띄게 말을 아끼고 있다. 대학 등록금 부담 경감 정책,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 사법개혁 등에 대한 질문에 “조심스럽다” 또는 “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대답만 할 뿐이다. 원내대표 당선 직후 추가 감세 철회, 반값 등록금 이슈를 쟁점화 시키는데 앞장섰던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이 같은 두 사람의 엇갈린 행보는 지난달 초 비대위 출범 직후 제기됐던 ‘당 대표 권한대행’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 두 사람은 사임한 안상수 전 대표의 권한대행 타이틀을 놓고 당헌ㆍ당규 상 서로 다른 조항을 앞세우며 기싸움을 펼친 바 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차기 당 대표가 전면에 나설 시점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황 대표는 그동안 주도했던 이슈를 마무리해야할 필요성을 느꼈고, 이것이 말 조심으로 나타나는 모양세”라며 “정 위원장이 경선 룰 파동을 계기로 잠시 접었던 대표권한대행 역활에 나서고 있지만, 한시 조직인 비대위의 특성 상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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