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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국민…” MB화법 달라졌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탈피

회의때마다 국정반영 지시


민심 이반·지지율 하락속

임기후반 여론 중시 주목


이명박 대통령의 화법이 바뀌었다.

평소 입버릇처럼 언급해왔던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표현이 언제부턴가 “국민 입장에서…”라는 어투로 변신했다.

포털사이트에 연관검색어로까지 등장한 “내가 해봐서 아는데…”는 자수성가한 이 대통령의 인생 역정이 묻어 있는 화법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내가 어린 시절 노점상을 해봐서 여러분 처지를 잘 안다”, “나 자신이 한때 철거민, 비정규직이었다”, “학생 때 나도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등의 발언으로 대화 상대방과의 공감대를 넓혀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2009년 2월 서부전선 해병대 2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가 해병대가 있는 도시에서 자라봐서 아는데…”라고 한 데 이어 지난해 4월 천안함 사태와 관련, “나도 배를 만들어봐서 아는데 파도에도 그렇게 부러질 수 있다”, 그해 9월 서울 양천구 수해현장에서 “나도 한때 수재민이어서 아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마음 편안하게 먹으라”고 발언한 것 등에 대한 역풍이 일었고, 참모들은 “가능하면 그 말을 안 쓰시는 게 좋겠다”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대통령의 공식 비공식 발언석상에서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표현은 자취를 감추고 “국민”이라는 말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4ㆍ27 재보선 이튿날 참모들과의 티타임에서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 수석회의가 있을 때마다 “국민의 목소리를 생생히 듣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국민 입장에서 고심하고 국민 편익 입장에서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4ㆍ27 재보선 이후 두드러진 이 같은 변화가 이 대통령의 임기 후반 국정운영 스타일 변신과 무관하지 않다는 정치권 일각의 해석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최근 정치권 이슈에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대부분 국민 여론과 무관치 않은 것들”이라며 “대검 중수부 수사기능 폐지 반대,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재추진 등이 그렇다”고 말했다.

올 들어 국책사업 갈등과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민심 이반과 지지율 하락세가 두드러진 상황에서 청와대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포퓰리즘 우려를 낳을 수 있는 ‘여론 정치’에 본격 뛰어드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출범 초부터 이명박 정부의 모토는 ‘국민을 섬기는 정부’, ‘일하는 정부’였다”며 “이 대통령은 이미 오래전부터 현장을 중시하고 국민체감형정책과 생활밀착형정책을 누누이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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