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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합동토론회 분위기” 박근혜-손학규, 3일간의 ‘정책탐색전’ 마무리
여야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3일간의 ‘정책 탐색전’을 벌였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3, 14일 각각 4대보험의 사각지대 문제와 소득분배 지표의 정확성 문제를 꼬집었다. 손 대표는 상임위 출석 첫날인 13일에는 현 정부의 경제기조의 변화를 주문했고 14일에도 국세청 세무조사의 적정성을 문제삼으며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두 사람은 금주 마지막으로 열리는 15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도 한국은행 등의 업무보고를 듣고 현안 질의에 나섰다. 손 대표는 이날 최근 저축은행 사태로 불거진 금융당국의 부실감독 논란과 관련, 그동안 쟁점이 돼온 한은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한 질의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간의 시간이 두 사람에게는 서로의 정책 스타일을 탐색하는 시간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각자 차기 이슈로 내걸고 있는 복지 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상호 파악하는 자리가 됐다는 것이다.

또 기재위 참석자들은 두 사람의 ‘은근한’ 신경전 분위기도 감지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기재위 소속의 한 한나라당 의원은 15일 “두 사람이 마주앉아 서로를 의식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있어 보였다”며 “박 전 대표도 어느 때보다 꼼꼼히 질의를 하는 것 같았고, 손 대표 역시 일일이 적어가며 발언을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당의 대선주자 합동토론회를 보는 것 같았다”고도 전했다.

위원장석을 중심으로 당별로 좌석이 배치되는 상임위 회의실에서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는 각각 7번째, 4번째 자리다. 두 사람은 바로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진 않아도 대각선 방향으로 근거리에서 상대의 질의를 지켜볼 수 있는 자리에 위치해있다.

손 대표 측은 기재위에서 손 대표가 박 전 대표와 ‘1 대 1’ 구도로 비치는게 ‘밑질 것 없는 장사’라는 분위기다. 애초 손 대표가 상임위 배정을 정하는 과정에서 대학등록금 등 민생이슈를 조차 교육과학기술위원회로 가려다 무산됐지만, 오히려 기재위로 간 것이 잘된 일이 됐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여권의 유력 주자인 박 전 대표와 지속적으로 ‘매칭’이 될 경우 야권을 대표하는 차기주자로 이미지를 굳힐 수 있다는 셈법 때문이다.

두 사람의 대조적인 질의방식도 화제가 됐다. 박 전 대표는 서민정책 문제에 초점을 맞춰 구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대안 제시에 주력했다. 손 대표는 개별적인 사안보다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큰 틀에서 비판하고 감독당국의 편향조사 의혹을 지적했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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