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정수입과 실제수입의 차액을 보전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민자사업에 대한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4400억원의 세금이 낭비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9∼11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등 29개 민자사업과 인천 송도 등 하수종말처리시설 16곳을 대상으로 MRG 민자사업 사후관리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일례로 A도로 민자사업은 유지보수비 등 1527억원이 부풀려진 반면, 통행량 미달로 인한 톨게이트 축소로 운영비 383억원이 줄어드는 등 실제 운영비용은 1953억원 적게 발생하는데도 국토해양부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정부보전금을 과다하게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의 경우 B하수종말처리시설 민간사업자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술사용료 명목의 구조비 233억원과 시설운영자문 명목의 관리수수료 130억원을 운영경비로 계산해 보고했는데도 이를 그대로 인정하는 바람에 사용료 363억원이 불필요하게 지급될가능성이 있었다.

이밖에 민자사업 투자자가 자본금을 고리의 후순위채권으로 바꿔 민자회사의 수익은 축소하고 투자금을 조기 회수하는 등 금융기법을 활용한 변칙적 수단으로 추가 수익을 누리고 있는데도 담당 관청은 이를 방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등 14개 시ㆍ군는 법인세율이 인하돼 법인세 비용이 줄었는데도 작년 11월 현재 16개 민자사업자와 사용료 조정을 하지 않는 바람에 236억여원을 과도하게 지급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출자회사들의 접대비, 퇴직금 과다 편성 등 방만 경영을 제대로 지도, 감독하지 않아 기금 수익 3억4000만원이 저하됐다. 한국도로공사 역시 C회사의 대주주지만 퇴직임원 특별위로금, 상근임원 과다고용 등을 방치, 2억3000만원을 과다 지출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