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4선으로 친이계와 친박계의 가교역할을 했던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7ㆍ4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이번 한나라당 대표 경선은 수도권 출신 의원들과 친박계 유승민 의원의 각축장으로 좁혀지게 됐다.
김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당 대표 경선 불출마 결심을 전했다. 불출마 사유로 그는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꼽았다.
김 의원은 “지금 우리 당과 나라에 필요한 리더십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고민했다”며 “고민 끝에 저와는 다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도권 당 대표론도 언급했다. 그는 “영남 출신 당대표보다 수도권 출신에게 당을 맡기는 것이 수도권 선거에서 단 1석이라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출신으로 과거와는 다른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소장파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미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또 영남에 기반을 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지원사격으로도 풀이된다. 수도권 당 대표, 영남권 대선후보 구도가 적당하는 것이다.
김 의원의 경선 불출마로 한나라당의 차기 대표 경선은 개혁적 성향의 소장파와 수도권 출신 중진들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현 정부 및 친이계와 선긋기에 나섰던 홍준표 의원과 대중적 인기도가 높은 소장파의 나경원, 원희룡, 남경필 의원 모두 서울 또는 수도권에 지역 기반을 두고 있다.
여기에 박진, 전여옥, 이혜훈 의원 등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다른 주자들 역시 수도권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대구나 부산 등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에 기반을 둔 후보는 유승민 의원 정도만이 있을 뿐이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이번 주말을 계기로 그동안 출마 여부를 고심하던 많은 주자들이 공식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설 것”이라며 “친이계와 친박계 모두 직접 유력 후보를 내세우지 않는 상황에서, 소장파 및 개혁 성향이 강한 유력 후보들과 이들이 어떻게 손 잡는가가 7월 경선의 최대 관심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친박계 단일후보로 유력한 유승민 의원은 16일 여의도에 사무실을 차리고 전대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이르면 오는 19일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친이(친이명박)계에서 활동한 홍동연 씨를 선대본부장으로 영입했다.
한편 전대 출마를 선언한 남경필 의원은 이날 “내년부터 대학등록금의 45%를 지원하고 매년 지원비율을 늘려 2022년에는 등록금의 75%를 지원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