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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 위의 호텔’ A380 타보니…, ‘비행기가 휴양지네’
‘하늘 위의 호텔’ A380이 드디어 그 첫 비행을 시작했다. 차세대 항공기라 불리며 이목이 집중됐던 A380, 직접 타본 A380은 그 명성이 헛된 말이 아님을 보여줬다.

이코노미 좌석임에도 다리를 편안히 뻗을 수 있을 만큼 넓은 좌석과 갖가지 개인용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췄고, 면세품 전시공간과 바 라운지까지 즐길 수 있다. 특히 2억5000만원에 이르는 퍼스트클래스 좌석은 ‘하늘 위 호텔’의 명성을 눈으로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A380 시범비행에서 국내 최초로 A380 시범 비행이 열렸다. 배정된 이코노미석에 앉아보니 우선 넓은 좌석이 눈에 들어왔다. 대한항공은 좌석 공간으로 전 세계 A380 운영 항공사 중 가장 앞뒤 간격이 넓은 86.3㎝를 확보했다.

각 좌석마다 배치된 스크린형 모니터는 터치와 리모컨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었다. 와이드스크린형 모니터에는 최신영화, 음악, 드라마를 비롯, 유아용 게임과 3D로 보여주는 운항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면세품 목록도 개인 모니터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모니터 양쪽으로는 간이용 옷걸이, USB단자 등이 눈에 띄었다. 옷을 수납공간에 넣으려면 구겨질 것 같고,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자니 불편했었던 과거 탑승 경험이 떠올랐다. 고객이 무엇을 불편해하거나 필요로 할지 작은 부분까지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다.

아이폰을 케이블로 연결하니 바로 충전이 시작됐다.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는 “현재 충전 정도만 가능하지만 금명간 아이폰 등에 영화 파일 등을 담아오면 스크린에 재생도 가능하게 구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피스 환경과 엔터테인먼트 활용도를 크게 향상시킨 셈이다. 스크린 내 갖가지 정보를 확인하고 좌석을 이리저리 살펴보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상공에 오른 뒤 항공기 곳곳을 살펴봤다. 퍼스트 클래스는 대한항공이 A380 내 야심차게 준비한 객실이다. 이 객실에 사용된 코스모 스위트는 세계적인 명품 좌석으로 한 개당 가격이 2억5000만원에 이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이 모두 모여 좌석 내 시설 하나하나 줄이고 넣을 것을 결정했다. 안락하고 개인공간을 확보하면서 무게감을 줄여 경제적인 좌석이 퍼스트 클래스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팔걸이 옆에 있는 스위치를 조작하니 180도로 의자가 완전히 펴졌다. 스크린 버튼을 누르면 옆 좌석에서 볼 수 없도록 간이벽이 생겼다. 특히 좌석 기울기나 프라이버시 보호 스크린 등 모든 동작이 팔걸이 옆에 마련된 스위치로 한번에 조절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바 라운지와 면세품 전시공간 등을 거쳐 2층으로 올라가니 2층 전체에 마련된 프레스티지 클래스가 보였다. 국내 항공사 비즈니스 좌석 최초로 180도 완전히 누울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2층 전체가 비즈니스석으로 구성되니 일반 가림막으로 구분됐던 비즈니스석의 풍경과 전혀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대한항공 측은 “비행기 위에 비즈니스전용기를 하나 더 태우고 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향후 비즈니스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A380은 그런 예상에 맞게 설계된 항공기인 듯했다. 2층에 별도로 비즈니스석을 구성하니 과거 오갈 복도도 마땅치 않았던 비즈니스석 이용객이 자유롭게 2층 전체를 이용할 수 있었다. 한편에 마련된 바 라운지에선 바텐더와 함께 간단한 음료나 칵테일 등도 마실 수 있었다.

독도를 거쳐 다시 인천공항으로 오는 2시간 남짓의 짧은 비행이 끝났다. 1, 2층을 오가고 갖가지 시설을 즐기는 사이 순식간에 2시간이 흘렀다. 대한항공은 오는 17일부터 인천-도쿄를 시작으로 첫 운항을 진행한다. 하반기에는 뉴욕, 파리, LA 등 장기리 운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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