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민주당 원내사령탑으로서 정부의 감세 철폐론을 주도하는 김진표 원내대표는 관료시절 효과론 측면에서 감세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경제ㆍ사회 상황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더라도, 둘의 뒤바뀐 감세 소신은 화제를 낳고 있다.
박 장관은 성균관대 교수(행정학) 재직 시절이었던 지난 2001년 3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념 당시 경제부총리가 소비진작 차원에서 발표한 감세 정책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그때 “세율 인하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주로 고소득 자영업자들”이라며 “외환위기 이후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세금을 더 거둬 소득재분배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해 다른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선진국에 비해 세율이 높은 편이 아니고, 각종 공제ㆍ감면액을 뺀 실효세율은 더 낮다”며 “공적자금 투입으로 인해 급속히 늘고 있는 국가 부채 등 재정을 생각해도 지금은 세율인하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박 장관이 지난 2004년 한나라당에 입당하기 직전까지 감세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경실련의 정책위원장, 예산감시위원장 등을 역임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공교롭게도 같은해 재정경제부 차관에 임명된 김 원내대표는 인터뷰에서 감세 문제에 대해 “세수기반 확충을 전제로 세율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하며 그때 당시는 박 장관과 엇갈린 찬성 입장을 보였다.
이후 2003년 경제부총리 때에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법인세율 인하에 대해 “올해 법을 고치면 내후년에나 효과가 나타나지만 투자심리를 회복하는데는 효과가 있다”고 말해 법 개정 추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재계가 올해 26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는데 법이 고쳐지고 난 뒤에 실제 투자가 이뤄지면 내후년에 실질적인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근로소득세 세율 조정과 관련해서는, “근소세의 인하가 소비진작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현재 추가 감세를 계획대로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인사청문회 자리에서도 이를 분명히 했고, 지난 16일 결정된 한나라당의 감세철회 방침에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권고사항을 바탕으로 기존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굳건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현 정부의 감세정책을 ‘부자감세’로 규정하고 지난달 취임일성으로 6월 임시국회에서 감세철회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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