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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용동 대기자의 부동산 프리즘>분양가 상한제 폐지의 당위성
낡은 가격통제 틀 개선

주택건설 업계 쇄신 통해

新수요맞춘 공급환경 조성

시장회복 동시에 이뤄져야




아파트 분양가상한제 폐지 공방이 뜨겁다. 주택건설업계는 지난 13일 분양가상한제 개선 정책토론회를 개최, 불을 지핀 후 16일에는 건설단체총연합회가 전국 5445개 주택건설업체의 서명을 받아 상한제 폐지 탄원서를 국회와 각 정당에 보내는 등 정치권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정부와 여당 역시 3년을 끌어온 이 문제를 매듭 짓겠다는 의지다. 권도엽 신임 국토해양부 장관이 지난 16일 건설업계 CEO와의 간담회에서 분양가상한제 부작용을 거론하며 폐지의 시급성을 토로한 바 있다. 한나라당도 사분오열 흩어진 목소리를 접고 주택정책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다주택자 중과세 완화에 이르기까지 집중 검토에 들어갔다. 야당에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전월세상한제의 빅딜도 제안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는 여전히 폐지에 부정적이다. 민주당은 가격상승의 고리가 될 수 있다며 존속이 당론임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재임하던 지난 2007년 9월 참여정부에서 도입한 이 제도의 철회는 사실상 시장규제정책의 실패를 인정하는 셈이다. 이 제도 폐지를 지난 3년간 반대해온 배경이기도 하다. 시민단체 역시 집값 상승의 도화선이 될 수 있으므로 이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반발이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갑론을박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선진 자율시장과 달리 아파트 선분양이라는 특수한 제도하에서 가격적정성과 건설사 폭리 여부를 가리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고분양가는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 피해는 물론 주택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분양가 규제정책은 당위성을 가진다. 하지만 현재의 주택시장은 과거와 달리 공급자 중심 구조가 아니다. 주택이 지천으로 넘쳐나면서 수요자 중심 시장으로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월세 패턴 변화는 물론 1~2인 가구에 걸맞은 다양한 주택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선진 외국도 마찬가지다. 주택보급률이 87.2%에 그치는 영국은 지난해 1~2인 가구 비율이 64.2%(한국 41.9%)에 이르면서 소형 신규주택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가까운 일본 역시 고령화, 소가구화로 인한 주택수요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새로운 주택수요 충족을 위한 신상품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낡은 가격통제의 틀에서 벗어나 신수요 특성에 걸맞은 주택공급환경 조성이 절실하다. 저소득층은 공공에서 주거복지 차원의 주택난 해소책이 필요한 반면 민간은 시대흐름에 맞는 맞춤형 주택공급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품질의 획일화에 따른 집값 상승과 저질주택 양산 구조를 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분양가상한제는 뽑혀야 할 대못이다.

MB정부와 여당의 정책신뢰성 회복 차원에서도 이번 규제완화의 실현은 중요하다. 취등록세, 미분양 매입, 거래활성화 등 그동안 9차례에 걸쳐 내놓은 부동산 정책이 시장 불신만 낳은 채 모두 공수표로 끝났다. 다만 공공택지의 경우 특단의 용지를 분양받아 아파트를 짓는 만큼 중소형(85㎡) 규모에 한해서는 시장여건 개선 시까지 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행히 정치권의 공감대가 넓어지는 분위기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신수요층이 맞춤형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주택건설업계의 쇄신과 정부의 환경조성, 시장의 회복이 동시에 이뤄지길 기대한다.

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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