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Wannabe Job]큐레이터
<고은빛 대학생 기자>미술이나 사진 전시를 보다가 문득 이런 기획은 모두 누가 맡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대림미술관의 큐레이터 권정민 씨를 직접 만나 큐레이터의 세계에 대해 들어보았다.

큐레이터를 꿈꾸다

학교 다닐 때부터 전시에 관심이 많았어요. 독일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면서 학교 내 외에서 친구들과 전시를 진행하기도 했죠. 평소 전시를 보면서 이해가 잘 안 되는 작품을 접하면서 작가와 관객 사이를 매개하는 큐레이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학사 과정이 끝나고 석사 과정에서 큐레이팅 과에 진학했어요. 제가 있던 학교는 독립 큐레이터를 양성하는 분위기여서 스스로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도 많았어요. 런던아트페어에서 전시회를 기획했었죠. 이후 한국에 와서는 프로젝트 스페이스와 공간 해밀톤을 여는 등 많은 프로젝트를 맡다가 대림미술관에 큐레이터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작가와 관객 사이를 이어주다

큐레이터의 매력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요. 작가의 언어만으로 얘기한다면 관객은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죠. 대중과 작가가 서로 원하는 균형을 맞추는 게 바로 큐레이터가 하는 일이죠. 해외 작가들과 소통하고 일하면서 다양한 문화도 체험할 수 있어요. 해외 작가들의 전시의 경우, 2, 3년 전부터 기획단계에 들어가서 작가의 스케줄에 맞추죠. 평소엔 깔끔하게 차려 입지만, 전시 설치하는 동안에는 작업복을 입고 밤을 새우기도 합니다. 물론 이 과정은 정말 힘들어요. 긴장을 한 순간도 놓칠 수 없죠.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해소 방법은 없어요. 하지만, 전시가 막상 올라가 작가도 만족하고 관객들의 호응도 좋으면 모두 사라지는 스트레스입니다. 그래서 다음 프로젝트를 기대할 수 있기도 하구요.

권정민
현 대림미술관 큐레이터
2008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컬리지, 큐레이터학 석사
2006 독일 함브르크 예술대학교 매체예술학과 학, 석사
공간 해밀톤 큐레이터, podopodo.net 에디터,
Festival Bom 프로젝트 매니저 역임
2010 전시 Out of Line,
Blind Spot 기획

도전적인 유르겐 텔러 전

이번 유르겐 텔러 전은 프랑스 디죵에 있는 ‘르 콩소르시움,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Le consortium’에서 보여졌던 전시입니다. 순회전의 성격으로 대림미술관에 전시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기존에 있었던 전시라고 모두 그대로 올리는 것은 아니에요. 미술관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는데 그에 맞게 전시를 올리는 것이죠. 그리고 대중들이 어떻게 볼 것인지도 고려해야 해요. 대중들에게 유르겐 텔러는 낯선 존재지만, 패션 컷이나 다른 브랜드와는 차별되는 광고 이미지에 관심이 있죠. 대중들이 관심이 있는 부분과 작가가 원하는 의도를 균형 있게 다루는 것이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된 것 같아요. 관객들의 호응도 좋아서 뿌듯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큐레이터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감각이 있어야 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합니다. 정확히 미술사를 파악하고 있어야 적절한 시점에 어떤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야할 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에요. 전시 기획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고, 외국 작가, 담당자와 소통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야 하죠. 단순히 언어뿐 아니라 성격도 중요해요. 작가나 담당자와 대화를 해야 하는데, 부끄럽다고 피하거나 낯을 가리게 되면 많은 애를 먹게 되죠. 항상 오픈 마인드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큐레이터로 자리 잡기까지

제 주변 큐레이터들을 보면 30살이 넘어야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돼요. 이렇게 자리잡게 되기까지 과정이 무척이나 힘들죠. 저는 외국에서 공부하고 와서 상황이 달랐지만, 주변을 보면 큐레이터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인턴을 시작해요. 힘든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자신이 정말 큐레이터가 되고 싶다는 열정이 강해야 해요. 또한,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선 인턴만이 답은 아니에요. 6개월에서 1년 정도 갤러리에서 인턴을 했다면, 다른 곳으로 옮겨 보는 것이 좋아요. 미술관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는데 그런 것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죠. 또 여러 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해보는 게 좋아요. 순수 미술뿐 아니라 디자인에도 참여해서 미술을 보는 시각을 넓히는 게 좋습니다.  

큐레이터가 되고자 한다면 주목

많은 책을 읽으세요.

큐레이터는 미술사 전반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트렌드를 놓치지 마세요.

국내 외 미술계 동향에 대한 정보는 놓치지 않고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술 트렌드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월간미술이나 미술 관련 잡지를 구독하는 게 좋습니다.

관련된 경험을 하세요.

도슨트 아르바이트나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는 게 좋습니다. 미술계를 파악하는 안목도 넓어지고, 다양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거에요.

제 2외국어를 배우세요.

큐레이터는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합니다. 외국 작가와 전시 계획을 위해 소통할 줄 알아야 하므로 영어뿐 아니라 불어나 독일어를 할 수 있다면 일하기가 정말 편해집니다. 

http://www.camhe.com) 제공>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