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새 대표를 선출하는 7ㆍ4 전당대회 대진 윤곽이 드러났다. 홍준표 나경원 유승민 의원에 이어 원희룡 권영세 의원이 20일 출사표를 던졌다. 이미 출마 의사를 표명한 남경필 박진 의원을 포함하면 모두 7명이 경선에 나선다. 출마자 대부분이 수도권에 기반을 둔 이번 대표 경선의 특징은 40, 50대의 젊은 개혁 성향 인사들이 나섰다는 점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늙고 무기력한 공룡 정당의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는 당 저변 흐름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 형인 6선의 이상득 의원과 다선 의원 등이 이제 거취를 심각히 고려할 때라고 본다.
그러나 젊다는 것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단순히 나이 많은 사람은 안 되니 젊은 사람들이 나서겠다는 막연한 생각이라면 이 또한 즉흥적이고 인기 영합적 발상일 뿐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경륜 있는 정치인이 더 낫다. 젊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진취적이고 도전적 발상, 새 정치를 하겠다는 투철한 의지와 실천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부터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든 희생한다는 각오가 서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원 의원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은 평가할 만하다. 그는 당 위기 상황에서 자신을 먼저 버려야 한다며 대선 전까지 일절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야를 막론하고 현역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원 의원이 처음이다. 원 의원 지역구는 중산층이 밀집한 서울 목동 신도시(양천 갑)로 당선에 큰 어려움이 없는 지역이다. 정치인으로 최상의 기득권을 내던져 침체된 당의 개혁적 변화를 이끌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이다. 2004년 한나라당이 존폐의 위기에 빠졌을 때 박근혜 당시 대표가 천막당사로 옮겨 국민의 재신임을 받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17대 총선 불출마를 약속하고 정치자금법 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 미련 없이 기득권을 던져 얻은 결과다.
한나라당 새 대표의 역할은 차기 총선에서 안정 의석을 확보하고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은 당 전반의 쇄신이다. 대표 경선 후보들이 저마다 ‘공천 혁명’을 언급하고 개혁을 말하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개혁의 피로와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당의 역량을 극대화하려면 모두가 자기 희생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 특히 다선 중진들부터 명예롭게 물러난다면 개혁의 효과는 훨씬 배가되고 젊은 대표의 행보에 한결 무게가 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