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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일병’ 알아서 살아오라?
오세훈 서울시장을 구하려던 한나라당에 변화의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오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대놓고 반대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 당권주자들이 주민투표 철회나 무상급식 수용을 공약으로 들고 나오면서 ‘오세훈 구하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전면 무상급식 정책을 대표적 포퓰리즘으로 규정, 투사로 변신해 반기를 든 오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사실상 지지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반값등록금 등 복지문제에 대한 국가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시되는 분위기속에서 오 시장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자, 급속하게 한발 빼는 모습을 보이며 오 시장이 내민 손을 서서히 뿌리치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 시장의 주민투표에 대해 중앙당 차원의 공식적 의견을 내놓은 적은 없다. 대신 단계적 무상급식을 주장하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지난 1월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복지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안정적 재원마련과 함께 필요한 곳에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만 배분돼야 지속가능한 복지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3무 1반(무상 급식ㆍ보육ㆍ의료와 반값등록금) 시리즈의 허구성을 파헤쳤다. 당시 정치권에선 무상복지 논쟁이 한창이던 때였다.

안상수 전 대표도 4월 한국보육시설대표자들과 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의 기본정책은 이렇다. 다른 당은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을 얘기하지만 우리 당은 ‘무상’자가 붙은 것은 무상보육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반대의사를 천명한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오 시장과 보조를 맞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속내는 복잡했다. 아이들의 먹을거리가 정치의 소재가 된다는 부담때문이었다. 주민투표에서 패배할 경우 내년 총선은 물 건너간다는 위기감도 컸다.

한 재선 의원은 “오 시장이 주민투표 서명 작업을 당과 상의한 적이 있나”라고 볼멘소리를 냈고, 한 초선 의원은 “당원들이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주민등록번호를 물어보면 주민들이 관심을 가지려고 하다가도 외면한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당권주자들이 세운 대립각은 날카롭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철회해야”(남경필), “무상급식 받아들이겠다”(유승민), “무상급식 찬성”(권영세) 등이다. 지난 20일 황우여 원내대표의 ‘중앙당 지원 사실상 거절’ 언급은 오 시장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

유 의원은 더 나아가 “오 시장이 우리 아이들 밥을 제대로 먹이는 문제를 가지고 180억원을 들여 주민투표까지 간 것은 너무 갔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오 시장의 진퇴가 갈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주민투표 실패 시 책임지는 모습을 어떻게 보일 것이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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