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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우여 인터뷰> “국민들이 ‘내문제 해결해 달라’요구하고 있다”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지난 20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인터뷰에서다.

황 원내대표는 “국가경제가 견실해진 측면이 있다”면서도 “‘좋다. 그럼 나는 뭐냐. 내 문제는 언제 해결해 줄 것인가’라고 국민들이 반문하기 시작했다”며 한나라당이 변하지 않으면 안되는 배경을 설명했다. 경제지표는 좋다고 하는데 민생고는 여전하다는 국민의 목소리에 정부와 여당이 적극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쇄신은 변화라고 강조한다. 핵심은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라고 했다. 2탄은 비정규직 문제를 언급했다. 반값등록금 화두를 던진 황 원내대표의 쇄신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양동출dcyang@heraldcorp.com
-취임한지 한달 반이 지났다. 소회는.

▶당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있다. 그동안 계파문제가 언론에 많이 나왔는데, 이제 정책이 평론되고 있다. ‘언론에 나오는 정치권의 모습이 정책과 민생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보람이다. 아쉬운 점은 아직 없다. 낙관주의자라서.

-왜 쇄신의 핵심을 왜 반값등록금이라고 하는가.

▶이면을 보면 중요한 점이 있다. 중산층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는 정책적 접근이 등록금 부담 완화다. 보수정당의 지지층은 중산층이다. 중산층이 무너진다는 것은 지지기반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어려운 국민들이 중산층에 진입하고, 상류층은 중산층을 이끌어주며 튼튼한 뿌리를 내리도록, 지지대를 만들어 가는 게 건전사회다.

-중산층이 왜 약해지나.

▶등록금이 문제다. 아이 둘, 셋 기르는데 한 아이 등록금이 1년에 1000만원이라 한다면, 둘만 되도 4년이면 1억원이 넘는다. 중산층도 이 정도는 힘들다. 중산층을 두텁게 하고 또 하나는 미래세대, 젊은층을 강하게 하는 게 등록금 문제의 본질이다.

-기성세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기성세대가 편하기 위해 미래세대를 힘들게 하느냐, 반대로 기성세대가 부담하고 미래세대에 희망을 주느냐는 선택의 문제다. 등록금 부담은 젊은 세대에게 평생의 문제다. 국가 역시 경쟁력에 문제가 된다. 젊은 시절을 어떻게 보냈느냐는 국가에 충실한 국민이 나오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등록금 문제는 궁극적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는데 걸림돌이다. 등록금 문제는 코너스톤(초석)이다.

-경제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크다.

▶이명박 정부, 잘못한 건 없다. 금융위기도 극복했고 G20 서울정상회의도 개최하고, 무역흑자 늘고 세수도 늘면서 견실해진 측면도 있다. 이제 국민들은 “내 문제는 언제 해결할 것인가”라고 반문하기 시작했다. 오래동안 내려온 성장통, 과잉경쟁이 가져온 결과들, 국민들이 더 이상 참기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4.27재보궐선거에서 분당패배를 어떻게 보나.

▶광주에서 민주당이 지는 것과 같은 충격이다. ‘한나라당은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하라’는 상황이 온 것이다. 여당의 정치적 기반을 흔드는데까지 와있다. 정책 변화 핵심으로 등록금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걸 건너뛰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회피하는 것이다.

-북한인권법은 어떻게 할 것인가.

▶민주당은 리버럴 정당이다. 인권이 제일 중요한 가치다. 반면 보수는 공동체를 강조한다. 민주당이 북한 딜레마에 빠지다보니 인권 얘기를 못한다. 정체성에 혼란이 생기고 말았다. 민주당에게 북한인권법을 풀어야 민주당의 갈 길이 보인다고 말했다. 하늘과 땅과 인류가 (북한인권을)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괴로운 것이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토론하면서 괴로움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

-반값등록금에 이은 친서민 2탄이 궁금하다.

▶원내대표 경선 때 생애 주기형 복지를 말한 적 있다. 다음에는 인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 힘들게 대학 나와 취직했는데, 공부한 게 사회 요구와 맞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기업은 인턴이나 비정규직으로 쓰고 싶어 한다. 교육 문제도 있고 노동시장 문제도 있는데, 둘이 나쁜 쪽으로 상승효과를 내서 나온 게 비정규직이다.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애타는 호소가 있다.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돈 많이 드는 것보다 시스템의 문제다. 우리는 너무 인문학 중심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교육이 취학교육ㆍ입학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취업교육으로 바뀌어야한다.

-사개특위에서 실질적 법조개혁안은 손도 못댔다.

▶국민 기대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더 필요하다면 사개특위를 연장할 수 있다. 18대 국회가 1년 남았는데 서둘러 마무리할 사안이 아니다. 민주당이 아직 동의를 해주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피로도랄까, 너무 시끄럽고 누가 누구를 개혁하는지 모를 정도의 피로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강경한 대북정책에 수정이 가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수정론 일부는 옳다고 본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의 역할이 다르다. 정부는 정의, 인권, 안보를 지켜줘야 한다. 엄한 정부로서 북한과 교섭하는 것이다. 다만 도와주는 일은 민간이 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 국민을 저쪽(북한)에서 공격하고 사람이 희생됐는데 정부가 이것까지 좋다고 할 수 없다. 북한에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보수가 위기라고 생각하나.

▶정부와 여당은, 출발은 보수로 했더라도 이를 잊어버리고 현안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에 대답하고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의 요구에 대해 보수냐 진보냐 중도냐 따지고 있을 시간이 없다. 안타까운 국민 목소리에 여당은 바로 대답해야 한다. 중산층이냐, 부유층이냐, 서민이냐 가릴 게 없다.

-청와대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웃음) 언론이 판단할 일이다.

조동석ㆍ최정호 기자/dscho@heraldcorp.com

사진=양동출 기자/dcyang@heraldcorp.com



▶1947년생(인천) ▶제물포고 ㆍ서울대 ▶서울지법 춘천지법 서울남부지법 판사 ▶감사원 감사위원 ▶15~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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