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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통신 가입자 3개로 나눈다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MVNO)들의 원활한 시장 진입을 돕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회사의 가입자 수를 3분류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월별로 집계되는 통신사업자의 가입자를 월별선불 가입자, 후불 가입자, 전체 가입자로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선불 서비스 시장에서 기존 이통사업자들의 마케팅 비용을 줄여 MVNO 사업자들의 경쟁을 활성화하자는 것으로, 통신업계도 큰 틀에서 이런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

MVNO 사업자들은 SK텔레콤과 KT 등 기존 통신사업자들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미리 지불한 통화요금 한도 내에서 쓴 만큼만 돈을 내는 선불제가 중심이다. 소비자들은 의무사용(약정) 기간이 없고, 가입비도 내지 않는다. 요금은 기존 통신요금보다 20~30% 이상 저렴하다.

하지만 이미 선불 시장에서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대리점에 7만원 정도의 보조금을 주고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어 MVNO사업자들이 이 시장에 진입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통신사업자 대리점들이 월말이나 연말에 가입자 할당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 후불 가입자보다 상대적으로 모집하기 쉬운 선불 가입자를 끌어오는 데 보조금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통신사들의 선불 가입자 수는 SK텔레콤 44만명, LG유플러스 30만명, KT 18만명 등 거의 100만명에 달한다.

MVNO 관계자는 "선불 가입자의 사용기간과 가입자당매출액(ARPU)을 고려할 때 선불 가입자 유치는 기존 통신사들의 입장에서는 별 도움이 안된다"며 "월별로 가입자 수를 별도로 집계하면 선불 가입자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현상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선불 가입자의 서비스 이용 기간이 보통 6개월에서 1년 미만이고 가입자당매출액(ARPU)이 1만원~1만2000원 수준에 불과해 통신사들이 7만원 내외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수익 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선불과 후불 가입자를 별도로 집계하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선불 가입자 유치에 쓰는 보조금 수준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도 "MVNO 사업자들의 경쟁 활성화를 위해 통신업체들이 선불 가입자 유치에 쓰는 마케팅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dimua>puqua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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