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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기사 만난 이 대통령, "정부가 검토만 하고 정부가 하는게 없다"질책당해
이명박 대통령이 내수 불황과 고실업, 고물가 등으로 서민들의 정책 체감도가 낮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자, 직접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진택배터미널을 방문,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택배기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택배기사들에게도 산재보험 혜택이 돌아가도록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간담회에서 “기름 값이 오르는데 택배비는 왜 떨어지는지 이해가 안간다”, “주·정차 위반으로 한 달에 벌금이 20만원이 넘는다”, “집 인근에 밤샘 주차를 하면 위반 스티커가 날아온다” 등 택배기사들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한동안 말없이 듣던 이 대통령은 “주택가에 밤샘 주차가 안되는 이유가 뭔가”, “택배 운송비 단가는 어떻게 결정되느냐”, “영업용 번호판 제도는 어떻게 운용되느냐”는 등에 대해 묻고 관심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오늘 택배 기사들 때문에 나왔는데 얘기를 듣고 전반적인 구조를 알게됐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택배 사업 규모가 작았지만 지금은 굉장한 규모로 성장해 하나의 산업이 됐다”면서 “앞으로 택배가 점점 늘 텐데 여기에 맞는 법체제를 만들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권도엽 국토해양부장관과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관련 업계 현황을 보고받은 뒤, “정부가 이해단체에 이리저리 질질 끌려 다니고 그런 식으로 하면 일을 안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할 때 보면 여기 가서 이렇게 하고 저기 가서 저렇게 하고 검토만 하다가 장관이 바뀌면 새로 시작하고 그러니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없다”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관료주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택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떼부자가 되려고 하는 게 아니고 열심히 살겠다고 하는 것이니 제도적 보완책을 검토해 달라”면서 “주차 단속할 때도 행정 편의만 보지 말고 단속받는 사람의 편의를 고려하라”고 지시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사회가 발전해 나갈수록 새로운 직군, 직종이 생기고 제도적으로 챙기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다”면서 “계속 현장을 방문해 정책 대안을 내놓는 이런 형식의 서민 행보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현장 방문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일선 부처가 정책 형평성과 우선순위 선정에 애를 먹게 된다” 면서 “의욕만 앞세운 현장 방문은 자칫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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