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징후고속철도가 1일 개통된다. 총 길이 1318㎞의 이 노선 개통으로 특급 열차로 10시간 이상 걸리던 길이 5시간 이내로 단축된다. 징후고속철은 과거 수(隋) 양제의 대운하 건설에 버금가는 대역사로 평가받고 있지만 잦은 고장으로 신음하는 우리 KTX 입장에선 성큼 다가선 공룡 같은 존재다. 중국의 황금지대를 거침없이 달려 자못 세계로 뻗어나갈 기세이기 때문이다.
중국 고속철도산업의 빠른 성장세는 한마디로 놀랍다. 중국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117㎞의 베이징~톈진 고속철도를 개통하면서 본격 고속철 시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인 지난해 말 중국 고속철 총연장은 8300여㎞로 무려 70배가 늘었고 이번에는 남북을 관통하는 징후고속철을 개통, 동부 연안 주요 거점도시를 일일생활권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게다가 동서와 남북을 가로지르는 4종(縱) 4횡(橫)의 거미줄 고속철도망을 구상하고 있다. 2020년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사실상 중국은 전국이 일일생활권에 들게 된다. 현대판 대운하의 완성이 가져올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세계 고속철 시장 장악을 향한 준비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은 해외 고속철 수주에도 한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사우디아라비아 고속철 공사를 이미 따낸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에 입찰서를 내밀었다. 출발은 늦었지만 중국은 이미 우리는 물론 일본, 유럽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고속철 분야의 새 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세계 2위권 경제강국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중국은 이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에 치중하고 있다. 값싼 노동력에 바탕을 둔 세계의 공장으로 더 이상 머물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 첨단 스텔스기를 생산하고, 유인 우주선을 띄우는 중국이다. 자체 항공모함이 진수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고속철은 세계 최강 반열에 들어섰다. 중국의 숨가쁜 발전이 우리에게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자극제가 돼야 한다. 고속철의 경우 중국은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데 우리가 도롱뇽 타령이나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게다가 국산 고속철 KTX-산천은 하루가 멀다 하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수준이다. 획기적 전환기를 맞지 않으면 중국과의 경쟁은 요원하다. 정부와 관련 기업들이 집안싸움이나 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