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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금조달 문제 없다”…2020년 ‘글로벌 물류 톱7’ 야심
이재현 회장, 2조2000억 ‘통큰 베팅’…대한통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생명 주식 매각으로 1조원 마련…유상증자도 실시

“ 9월께 인수작업 마무리될 듯…승자의 저주는 없다”


CJ그룹이 국내 최대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을 인수했다. CJ그룹은 CJ GLS와 대한통운을 통해 오는 2020년 매출 20조원 글로벌 물류기업 ‘톱 7’에 진입한다는 야심이다. 하지만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자금 조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과감한 베팅으로 자금 조달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대한통운 노조와 종업원 고용 승계 문제 등도 CJ그룹이 넘어야 할 산이다. 이 같은 일각의 우려에도, CJ는 대한통운의 성공적 연착륙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020년 20조원 매출… 글로벌 물류기업 톱 7 도약=대한통운을 손에 넣은 CJ그룹은 국내 물류업계 최강자로 부상했다. CJ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한국의 DHL’을 향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DHL’은 이재현(51) CJ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다. 이관훈 CJ 대표는 “대한통운을 CJ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키워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게 이재현 회장의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물류 자회사인 CJ GLS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000억원, 대한통운은 2조1000억원이다. 따라서 두 회사가 통합할 경우 매출 3조5000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CJ의 목표는 양사의 통합 이후 지속적인 M&A 및 공격경영을 통해 ‘글로벌 물류기업 톱 7’, ‘한국의 DHL’ 도약이다.

CJ그룹은 2020년 대한통운 8조3000억원, CJ GLS 11조7000억원 등 총 20조원 매출을 올려 글로벌 톱 7에 이름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오는 2015년 38조원, 2020년엔 100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물류회사 HTH를 인수한 데 이어 싱가포르 물류업체인 어코드 사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승자의 저주는 없다!”… 5년 고용 보장으로 연착륙 기대
=CJ제일제당과 CJ GLS가 50대50 지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CJ그룹은 인수가격으로 2조2000억원가량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1조9600억원 정도를 제시한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보다도 2000억원 이상 많다.

CJ는 인수 희망가격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수금액의 대부분을 자체 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어 자금 조달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승자의 저주’ 우려도 불식했다.

CJ는 CJ제일제당 등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5.5%(1095만여주) 매각을 통해 1조원 상당의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여기에 CJ가 보유한 현금 및 유동성 자산 5400억원을 활용하면 자금은 1조5000억~1조6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또 CJ GLS가 유상증자하고, 최대주주인 CJ가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주요 계열사와 이재현 회장의 사재 출연도 시나리오 중 하나다.

CJ 관계자는 “보유 중인 삼성생명 주식과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자체 인수자금 확보는 물론 인수 이후 재무 안정성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정작 문제는 대한통운 직원들이다. 고용 불안을 우려한 직원들이 28일부터 CJ 인수 반대시위에 나서는 등 동요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CJ 측은 28일 제출한 인수제안서를 통해 직원 5년 고용 보장을 약속한 상태다.

▶9월께 인수 작업 마무리 전망=대한통운 매각주관사 측은 “이번 계약은 복잡한 관계가 없어서 양해각서(MOU) 체결 대신 주식매매계약을 바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7월 중순께 곧바로 CJ 측과 주식매매(SPA)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CJ는 시간표에 따라 앞으로 석 주간에 걸쳐 대한통운을 정밀 실사한 뒤 인수가격을 재조정하게 된다. 8월 중순에는 본계약 체결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 결합 신고를 하게 된다. 그리고 9월 중순쯤 모든 작업을 마무리 짓고 대한통운을 인수하게 된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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