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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방학 시작된 국회, “방학이 방학이 아니야”
국회에도 ‘여름방학’이 찾아왔다. 그러나 7~8월 두달을 쉬는 예년보다 짧아진 기간과 계속되는 보충수업에 방학을 맞이한 의원들이나 보좌진 모두 ‘방학’이란 느낌을 찾을 수 없다는 하소연이다.

1일 아침 국회는 공식적인 의사 일정 없이 모처럼 한가한 모습이였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의사당 입구에 진을 치고 있던 의원들의 승용차 행렬, 법안 통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해당 부처 공무원들의 분주한 발걸음 모두 이날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례없이 강도높게 진행된 6월 임시국회가 끝나고 7월을 맞이한 국회의 방학 첫 날 모습이다.

하지만 의원들, 그리고 보좌진 대부분은 ‘방학 아닌 방학’이 됐다며 볼멘 소리를 쏟아냈다. 8월 임시국회 개회로 방학 기간이 절반으로 뚝 짤린 것도 모자라, 7월에도 저축은행 국정조사, 한나라당 전당대회, 한미FTA 같은 강도높은 보충수업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관리가 현안으로 떠오른 국회의원들에게는 짧은 방학은 더욱 아쉽기만 한다. 한 야당 의원은 “안그래도 지역구에서 얼굴보기도 힘들다고 원성이 자자한데, 8월 임시국회 준비로 여의도를 떠나기가 쉽지 않다”며 의정활동과 지역구 관리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처지를 설명했다. 총선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9월 정기국회 개회 전 사실상 마지막으로 지역구에 쓸 수 있는 시간마저 뜻 대로 되지 않는다는 안타까움과 한탄이다.

매년 여름마다 쏟아져나왔던 ‘외유 국회의원’을 비난하는 기사도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짧은 방학기간, 그나마도 대표 경선과 국정조사로 빼앗기는 시간을 감안하면, 여행은 사치라는 말이다. 한 보좌진은 “보통 7, 8월은 국회에서도 휴가철로 인식해, 해외여행을 가거나 운동, 독서 같은 소일거리로 휴식을 취했지만 올해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짧아진 국회의 여름방학의 불똥 보좌진이나 국회 행정 직원들에게까지 번지는 모양세다. 대표 경선 캠프에 관여하고 있는 한 의원 보좌관은 “일정이 워낙 빡빡해 집에도 못들어갈 지경”이라며 “경선이 끝나도 등록금, 감세, 북한인권법, 한미FTA 등 예민하면서도 시급한 이슈가 많아 장기간 휴식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직원들 역시 8월 임시국회 개회로 장 기간 자리를 비우기 힘든 상황이다. 그나마 국회가 쉬는 7월에 미리 휴가를 다녀오지 않으면, 8월에는 휴가 날짜조차 잡기 눈치보일 수 밖에 없다는 하소연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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