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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ㆍ미FTA 올해 비준 사실상 무산...美 의회 FTA 타협점 도출 실패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사실상 내년으로 넘어갔다. 올해 하반기 대선을 앞둔 미국의 민주ㆍ공화 양당이 FTA 비준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서 타협점 도출에 실패했다. 우리 국회 역시 미국 의회의 비준안 통과를 확인한 후, 비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현지시간 30일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열린 FTA 이행법안에 대한 모의 축조심의(Mock markup) 절차가 회의 시작 30분만에 공화당의 ‘보이콧’으로 무산됐다. 무역조정지원(TAA) 연장 문제를 FTA 비준동의안과 연계하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방침에, 공화당이 반발하며 회의장 입장 자체를 거부한 것이다.

이날 회의는 맥스 보커스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공화당의 일방적인 회의 거부를 비난하는 것으로 약 30분만에 종료됐다.

보커스 위원장은 “오늘 모의 축조심의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의회는 이제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무역협정 비준동의에서 더 멀어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말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이번 축조심의 무산으로 연내 FTA 비준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당초 우리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번 모의 축조심의가 순조롭게 끝날 경우, 의회의 최종 비준까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했다. 모의 축조심의는 법안이 실제로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원들이 법안 내용을 심의, 수정하는 것으로 표결 이전 사실상 마지막 의회 협상이다.

한편 미국 의회의 FTA 비준 무산에 따라 우리 국회에 제출된 한ㆍ미FTA 비준안 통과도 다음 국회까지 미뤄지게 됐다. 최근 한ㆍ미FTA와 관련 미국을 방문해 민주ㆍ공화 양당 의원들을 연쇄 접촉했던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미국 의회 상황을 봐가며 우리도 탄력적으로 FTA 비준안을 처리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우리 국회 역시 사실상 연내 비준안 처리를 시도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외통위 한 관계자는 “9월부터 미국은 대선정국으로 진입하고, 우리는 내년 4월에 총선이 있어, 민주ㆍ공화 양당의 극적인 타협안이 올 여름이 가기 전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한ㆍ미FTA 비준은 내년, 또는 다음 19대 국회에서나 가능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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