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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제제, 북한 중국 의존도만 높일 뿐”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지난해 천안함 폭침 이후 우리 정부가 지속해오고 있는 5ㆍ24 대북제재 조치 등이 기대만큼의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를 심화시키고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희생에 따른 내부 결속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무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1일 발간된 ‘한반도 포커스 7ㆍ8월호’에서 “중국이 식량, 에너지 공급 등에서 대북 레버리지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적극적 동참 없이 한국만의, 혹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큰 효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2006년과 2009년 북한이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 나온 유엔 대북제재의 경우, 당시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북한과의 무역량이 미미했다는 점과, 유엔 제재가 무기거래만을 제외하고 다른 품목에 대한 거래는 허용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북한에 준 영향은 미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유엔 안보리결의 1718호 실행에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하지 않으면서 2006~2007년 중 미국주도의 대북제재는 오히려 북한과 중국,러시아 간 교역량을 늘려주는 일종의 ‘풍선효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중 성공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방식의 금융제재의 경우 북한이 이미 ‘쓴 맛’을 봤기 때문에 향후 유사한 금융제재에는 어느 정도 대비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북한은 이미 외화거래의 대부분을 중국을 통한 계좌이체나 현금거래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남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회사들의 경우 현지에서 획득한 외화를 직접 필요한 물품으로 구입해 북한으로 보내고 있어 은행을 통한 계좌이체 거래는 많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이 교수는 지난해 천안함 사태 이후 남한 정부가 독자적으로 가하고 있는 5ㆍ24 조치에 대해서도 일반교역과 위탁가공, 대북지원 등은 급감했지만 개성공단의 상대적인 성장세로 지난해 남북간 전체 교역규모는 2009년보다 13.9% 증가했다고 전했다.

오히려 5ㆍ24 조치로 인해 700여개로 추산되는 우리 대북교역업체와 위탁가공업체가 고사위기에 처해있으며 지난 20년간 북한에 닦아놓은 사업기반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향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강도가 높아지고 이로인해 북한이 받는 압박이 커질수록 북중간 긴밀한 관계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북한체제의 특성상 최고권력자에게 가해지는 외부로부터의 압박은 주민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현재 북한이 활용하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효과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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