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매 경영권 승계 아직은 안갯속
한진그룹 지배구조는 조양호 회장 외 특수관계인과 인하학원 등이 대한항공ㆍ정석기업ㆍ한진 등 3개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이들 3개사가 큰 그림에서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양호 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한진 지분의 7.05%, 대한항공 지분의 11.53%, 정석기업 지분의 25.53%를 보유 중이다. 또 비영리법인인 인하학원이 한진 지분 3.97%와 대한항공 2.71%를 소유하고 있다.
계열사별 지분구조를 보면 한진은 대한항공 지분 9.9%를 갖고 있다. 대한항공은 정석기업 지분 20.99%를 보유한 한진관광 지분 55.82%를 소유한 대주주다. 대한항공이 한진관광을 매개로 정석기업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정석기업은 한진 지분 17.9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당분간 이 같은 계열사 순환출자구조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진그룹의 3세 승계는 조양호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장녀인 조현아 전무, 장남인 조원태 전무, 막내인 조현민 상무 등 세 자녀 가운데 누구에게 넘겨주느냐에 따라 마무리된다.
현재까지는 조 회장의 마음이 누구에게 기울어져 있는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세 자녀는 그룹을 대표하는 기업인 대한항공 지분 0.09%,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놓여 있는 정석기업 지분 1.2%, 인터넷으로 기내물품을 판매하는 싸이버스카이 지분 33.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다만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타계한 이후 장자였던 조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이 넘어간 것을 감안하면 조원태 전무가 후계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한진그룹 내부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장남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게 맞지만 지금은 조 회장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3세 승계를 본격 논의하기는 이르다는 게 그룹 내 전반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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